11월10일 (로이터) - 거의 매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온 미국 증시에 조정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면서 원자재(commodities)로 눈을 놀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S&P500지수는 저금리와 견고한 글로벌 동반 경기 회복세, 기업들의 실적 향상을 동력으로 올해 16% 상승했다.
이에 반해 골드만삭스상품지수(GSCI)는 올해 7% 수익에 그치고 있다. 지난 5년을 보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S&P가 82% 상승한 반면, GSCI는 34%가 하락했다.
하지만 포트포리오 매니저들과 투자 어드바이저들은 이 차이가 곧 좁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빡빡한 공급량으로 수요가 강한 원유와 구리같은 원자재 펀더멘털 전망이 변화해 상품 흐름이 촉진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2년 반만에 최고치로 상승했고, 구리는 3년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원자재 시장이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여겨질 경우,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보는 많은 이들은 투자 순위 조정에 나설 수 있다.
반에크 글로벌의 로랜드 모리스 원자재 전략가는 "원자재 시장에 끔찍한 약세장이 지속되는 동시에 증시는 엄청난 강세장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 둘은 모두 추세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집계치에 따르면 지난주 원자재 투자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억 2400만달러로 추산된다. 지난 8월 원자재 무츄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최소 6년만에 최고치인 21억 달러가 유입됐다.
다만 9월과 10월에는 감소세로 전환, 올해 10월까지 총 유입량은 1년전 65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8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수년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한 이후 안정을 찾았으나 에너지와 곡물 시장의 공급 과잉은 늘어난 거래에도 쌓이는 재고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에 GSCI나 톰슨로이터 핵심원자재 CRB지수와 S&P500 지수 간 스프레드는 현재 거의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주식과 달리, 원자재는 미래 가격이 현재보다 높을 경우 장기 보유 비용이 비싸질 수 있다. 이는 원자재와 증시간 스프레드를 과장한다고 모리스 전략가는 말했다.
일례로 미국 원유 선물 계약이 올해 거의 6% 올랐음에도 이를 추종하는 ETF는 같은 기간 2.8% 하락했다. 지난 몇 달간 브렌트유 근월물은 현물 가격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에 이제 패시브 펀드들은 손해를 보는 대신 새로운 투자를 위해 만기 계약을 팔고 현금화할 것이다.
PIMCO의 그렉 셰어나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여름 중반 이후 부터 원자재 수익성이 매우 높다. 원유는 몇년만에 처음으로 포지티브 영역에 진입했다"며 "역사적으로 미래 수익 가능성을 가리키는 이같은 추세는 시장에서 원자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년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했던 브렌트유와 미서브텍사스유(WTI) 가격은 최근 몇주새 급격히 회복, 석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브렌트유가 심리적으로 즁요한 배럴당 60달러선을 이미 돌파했기 때문에 WTI도 이를 넘는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속과 가축물 역시 전망이 밝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산업용 금속 및 가축 투자는 올해 투자 수익률을 반영하는 S&P GSCI 원유선물지수에서 최고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은 금속 및 가축 투자 수익률이 다음 3개월은 1.2%, 6개월~1년은 3.2~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