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이후 연일 '소재와 생산장비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국산화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삼성은 국산화 프로젝트 업적을 평가해 인사고과에 적극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당정이 일본의 이번 규제조치를 계기로 대외 의존도를 완화하고 근본 경쟁력 높일 수 있는, 핵심 소재 부품과 생산장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국산화 프로젝트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복수의 삼성전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경영진으로부터 수시로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있다.
삼성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나서 수뇌부를 불러 이번 문제(소재수출 및 생산장비 규제)의 해결책을 내놓는 부서의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지침을 하달했다"면서 "현재, 구매와 연구개발 부서 등 삼성전자 전 부서는 반도체 국산화 프로젝트에 사활(死活)을 건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이후 5박6일 간 일본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지난 12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출장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다음 날인 13일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사업부문, 시스템LSI 사업부문 등 최고경영진을 불러 회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단기 현안 대체에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일본이 수입통제를 확대할 비상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나서면서 일본에 쏠려있던 부품소재 산업이 상당부분 국산화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정부가 비용을 감세 등을 통해 세이브 해주고 기업들은 산학연협력을 통해 빠르게 기술을 끌어올리게 되면 위기이자 기회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는 앞서,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2019 세법개정안 당정협의’에서 "일본 수출 규제 계기로 대외 의존도를 완화하고, 근본 경쟁력 높일 수 있는 핵심 소재 부품관련 신성장 R&D 세액공제 확대 등 세재 측면의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