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7월06일 (로이터) - 평일 아침, 70~80대 노인들이 중학교로 가는 길목 아래에서 야구 연습을 하기 위해 모였다.
야구 연습에 참여하는 시모하마 클럽 야구 팀 선수들은 모두 33명으로 아키타 시의 학생 수보다도 많다.
도쿄에서 약 450km 떨어진 아키타 시의 학생은 27명뿐이다. 아키타현의 수도인 아키타 시는 일본에서 가장 고령화된 도시로 주민의 3분의 1 이상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전문가들은 아키타현의 인구 문제는 국가 전체가 직면한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퇴한 교사이자 시모하마 클럽 대표를 맡고 있는 오토모 토지(87) 씨는 "두렵다"며 "인구가 지속적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그릴 수 없다"고 밝혔다.
국립 인구사회연구소는 현재 약 60만 명인 아키타현의 인구가 2045년까지 41% 감소해, 65세 이상의 노인이 인구 중 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키타현은 2015년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아동 의료비 지원 확대, 주간 보호 지원 제공, 학자금 보조 등 다양한 계획을 추진했지만 아직 상황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몇몇 도시들은 줄어드는 인구를 위해 좀 더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재설계하고 있다.
사다케 노리히사 아키타현 지사는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꽤 많은 비용이 든다"며 "이러한 공동체를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 빈 거리들
저녁이 되면서 도시의 교통 중심지인 아키타역으로 향하는 대로변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근처 백화점에는 "야간 쇼핑을 즐기자"라는 광고가 붙어 있지만, 백화점 또한 오후 7시 30분이 되면 폐점한다.
아키타현은 지난 2017년 주민 1000명 당 15.5명이 사망하고, 5.4명이 출생해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과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방정부 공무원인 미우라 후미카 씨는 "옛 건물을 철거하고 세운 새로운 건물이 장례식장인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전역에서 노동력 부족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키타현의 노동력 부족 문제는 특히 더 심각하다. 노인 요양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간병인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요양 업체인 후키노토의 누마야 준 이사는 간병인들이 부족해 작년 세 시설 중 한 곳이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누마야 이사는 "잠재적인 고객들이 있어도 노동력 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키타현 의회 의원이기도 한 누마야 이사는 아키타현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결국 일본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누마야 이사는 "전후 일본 경제 성장 시대부터 아이들은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라 도쿄로 이주해 생산하고, 소비하며 경제를 움직여 왔다"며 "현재 지방도시들은 낮은 출산율 때문에 아이들을 낳고 키워 도쿄에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지방 도시들이 기능을 멈춘다면, 도쿄 역시 기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는 청년을 원한다
이번 가을부터 아키타현의 북부에 위치한 인구 31만 명의 카즈노 시의 여성들은 출산을 위해서는 이웃하는 오다테 시로 가야 한다. 산부인과를 둔 지역 대학병원들은 카즈노 시에서의 출산율이 낮다며 오다테 지역의 병원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의 분만서비스 회복을 위한 시민단체의 지도자를 맡고 있는 안보 다이스케 씨는 "모든 지역의 근본은 출산"이라며 "지역에 분만 시설이 없다는 것은 카즈노 시를 쇠퇴로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아키타현의 기업 중 3분의 1은 직원들이 70세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아키타현의 아사히 택시 주식회사의 택시 운전사 148명 중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이다.
사토 타다시 아사히 택시 총무과장(81)은 "회사 근무자 중 절반 이상은 일반적인 은퇴 연령을 넘었다"며 "아마 근무자들은 고령에도 일하고 있는 것이 특별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키타현에서 청년들은 점점 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일본 서부에 위치한 나가사키에서 온 아키타 국제대학교의 학생 나카무라 사쿠라 씨는 모금을 위해 지역 회사들을 방문했을 때 이를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키타현에 계속 머무를 것인지에 대해 꽤 자주 질문을 받았으며 머물러 달라는 기대가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 돌아오는 자연
인구가 줄어들면서 야생동물의 출몰이 늘었다. 인간의 활동이 줄었다는 신호에 수확되지 않은 밤이나 감에 이끌린 야생 곰들은 대담해졌다.
지난 3월로 마친 한 해 동안 20명이 곰에 의해 부상당하거나 사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이다.
키타아키타 시의 아니아이 초등학교 바로 앞에는 위협적인 동물 글미과 함께 "곰 조심" 표지판이 붙어 있다.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이토미 사토(66) 씨는 지난해 이웃이 습격을 당했을 때 직접 곰들의 침략을 경험한 적이 있다. 산악 지역에 위치한 키타아키타 시에서 유일하게 사냥용 소총을 소지하고 있는 사토미 씨는 작년 3개월 동안 덫에 걸린 곰을 11마리 잡았다.
이토미 씨는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원래 일년에 많아봤자 한두 마리가 잡혔다"고 밝혔다.
미즈호 리서치의 오카다 유타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아키타현의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두 지역 정도에 아키타현의 인구를 통합해야 할 것"이라며 "2060년까지 일본의 총인구가 3천만에서 4천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모든 지방도시의 인구가 반등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도쿄 등의 대도시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카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도시 중에서도 일부 지역은 결국 공동화될 것이라며 "인기 있는 지역은 괜찮겠지만 다른 지역은 공동화되어 슬럼가로 변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도 의회는 인구가 2025년 1400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이후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5년 23%를 기록했던 노인인구 비율 또한 3분의 1로 증가해 2055년에는 도쿄도 아키타현처럼 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문기사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