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를 놓고 유통강자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도 인수전에 참여한 상황이다. /자료=한국경제신문 DB.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를 놓고 '유통 라이벌'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번 인수전에 오프라인 강자의 국내 e커머스 장악 성사 여부가 걸린 셈이다. 7일 본입찰에 신세계·롯데 참전…시너지 효과는? 사진=뉴스1
유통공룡 간 이베이코리아 쟁탈전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현실화됐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신세계그룹(이마트)과 롯데그룹(롯데쇼핑)이 참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e커머스 부문 약세를 보완하기 위해 적극 뛰어든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지분 교환으로 '혈맹'을 맺은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주요 계열사 이마트를 내세워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이 오픈마켓으로 전환한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의 계열사 지분교환으로 '반 쿠팡 전선'을 형성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네이버쇼핑 연계까지 이어지는 '큰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자료=한경 DB
롯데에선 롯데쇼핑이 참여했다. 통합온라인쇼핑몰 '롯데온'의 사업 부진을 고려하면 롯데그룹 입장에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필요하다.
롯데그룹이 최근 인수한 중고나라에 이베이코리아의 플랫폼이 더해지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란 물류 역량이 더해지면서 롯데가 독자적으로 e커머스 업계 반 쿠팡 세력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대표(부사장)로 기용한 점도 이번 인수전을 포석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당초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군 4곳 중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SK텔레콤은 참전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 측은 불참한 상태나 거래 진행상황은 계속 주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매각가 4조원대 예상…희망 5조원대 가능할까 사진=뉴스1
G마켓, 옥션, G9 등 오픈마켓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는 국내에서 지난해 약 17조원의 거래액(GMV)을 기록했다.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 3위(12%) 수준으로 추산된다. e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필수다.
그러나 관건은 인수가액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5조원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을 3조~4조원대로 산정하고 있다. 유통공룡 쟁탈전 속 인수가액이 5조원대로 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첨예한 e커머스 시장 경쟁 속 추가 투자 부담 등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를 적어낼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이베이코리아가 e커머스 기업 중에선 드물게 16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지만 이는 시장점유율보다 수익성에 집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누가 인수하더라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에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고, e커머스 시장의 최근 마케팅 경쟁을 고려하면 기존 사용자를 묶어놓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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