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6월20일 (로이터) - 아마존닷컴이 140억달러에 홀푸드마켓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16일(현지시간) 월마트는 시가 총액에서 5%, 110억달러가 줄었다.
같은 날 홀푸드마켓의 주가는 인수 제안가보다 약 2%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쟁적인 인수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월마트라 하더라도 이는 확대 해석된 것일 수 있다.
홀푸드마켓의 경우 다른 업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지난 4월말 홀푸드마켓이 비밀유지 계약서를 체결한 곳은 아마존닷컴이 유일했다. 아마존의 인수 제안가는 홀푸드마켓의 지난 15일 종가에 27% 프리미엄을 얹었다. 이는 8% 지분을 보유한 행동주의 투자자 자나 파트너스(Jana Partners) 등 일부 주주들이 납득할 만한 높은 수준이다.
아마존닷컴이 전통적인 소매유통업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광범위한 관련주의 매도세가 펼쳐졌다. 월마트가 비용 절감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시가 총액이 2300억달러에 달하는 월마트는 타겟이나 크로거, 스프라우츠 파머스 마켓이나 비상장사인 알벗슨스 등 미국의 주요 소매 식료품상을 왜소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기업이다. 방어적인 가치에서도 월마트는 아마존닷컴과 경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후보 중 하나다. 월마트의 대차대조표는 이론적으로 (홀푸드마켓 인수가의) 절반을 감당할 여력이 있고, 전체 부채는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의 약 1.5배여서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월마트는 고급 브랜드를 추가해 신규 고객들을 유치하고 식료품 사업을 증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월마트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이 될 것이다. 지난 16일 월마트는 온라인 남성 의류업체인 보노보스(Bonobos)를 인수하며 전자상거래 부문을 강화했다.
월마트는 홀푸드마켓의 영업비용을 연 3%, 또는 4억5000만달러 줄여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었다. 35% 세율을 감안할 때 이는 오늘날 30억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아마존이 지불한 프리미엄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4억달러의 위약금까지 커버해야 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월마트가 이 이상을 지불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일 것이다. 재정적으로 월마트가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닷컴보다 더 큰 인수제안가를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로렌 실바 러플린 칼럼니스트)
** 본 칼럼은 로렌 실바 러플린 브레이킹뷰스(Breakingviews)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