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300원(2.26%) 내린 5만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카카오페이(-0.70%), 카카오게임즈 (KQ:293490)(3.71%) 등도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2.33% 오른 2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카카오 그룹주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이번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핵심 계열사들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국세청은 지난 6월 카카오 제주 본사를 상대로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카카오가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과정에서 세금을 회피한 내용이 있는지 등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나홀로 상승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1일 3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을 중심으로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1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에서 카카오뱅크 (KS:323410) 주식을 1128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순매수 규모 3위에 해당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118억원으로 48.5% 늘었다. 순이익은 787억원으로 5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폭풍 순매수에도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은 양호했지만 장기적으로 실적 성장이 둔화되면서 성장주로서 높은 가치평가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SK증권은 카카오뱅크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를 3만6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내렸다. 이달 들어 ▲한화투자증권(3만원→2만원) ▲대신증권(5만2000→2만7000원) ▲KB증권(3만6000→2만4000원) ▲하나증권(3만3000원→2만6000원) 등도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으로 NIM(순이자마진)이 확대되고 이자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나 카카오뱅크와 같이 고성장주에게는 대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부진했던 주가와는 별개로 회사 측이 계획한 고객 확장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고점 대비 폭락한 상황에서 큰 폭의 순이자마진 개선을 동반한 호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빨리 반등했다"며 "하지만 주가 상승의 지속성 여부는 고민"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