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9일 오전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으로 베터리 제조사를 직접 언급했다.
홍은택 카카오 (KS:035720) 대표이사는 이날 사고 원인의 근본적인 원인을 리튬이온배터리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배터리 노후화인지 묻는 질문에 “배터리 노후화로 인한 화재인지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라며 “화재 감식반이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출처=카카오
출처=SK온
홍 대표는 배터리 제조사에 대해 잠시 머뭇거리며 “SK온 제품이라고 들었다”라고 답했다. 이후 “배터리 제조사 관련해서는 SK C&C쪽에 문의를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화재를 일으킨 배터리 제조사가 SK온인 사실은 이미 수많은 보도를 통해 알려졌지만, 카카오 스스로 화재 배터리사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가 최근 공시 등을 통해 보상 및 배상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메시지라 더욱 눈길을 끈다.
카카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원인 규명, 단계적인 복구, 재발방지대책 마련 및 실행, 이해관계자를 위한 보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며 화재가 발생한 SK(주)C&C와 보상 방안을 공동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이다. SK(주)C&C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묻겠다는 메시지가 엿보인다.
SK도 움직이고 있다. 역시 공시를 통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만큼 보완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실행해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서비스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화재 발생 직후 신속한 대응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전력을 기울였고 가능한 모든 안전조치 아래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라는 표현을 쓰는 한편 신속한 대응을 부각시키며 책임론에서 일정정도의 선을 긋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남궁훈 대표 사임 후 카카오를 단독으로 이끌게 된 홍은택 대표가 긴급회견을 통해 데이터센터 화재를 일으킨 배터리 제조사가 SK온이라 명시한 것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아직 조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으나 홍 대표의 발언처럼 현재 데이터센터 화재는 전기실에서 시작됐고, 배터리가 최초 발화점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추후 카카오와 SK의 감정싸움이 시작될 여지도 있다.
한편 SK온 관계자는 19일 <이코노믹리뷰>와의 통화에서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배터리 화재 원인을 밝혀줄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