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1.10%) 하락한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5만36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4거래일 연속 장중 신저가 경신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7월16일(5만3800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1.20%) 떨어진 8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KS:000660) 역시 개장 직후 8만1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 3거래일 연속 장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반도체주의 하락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3연속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등 고강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고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지난 23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35포인트(1.45%) 하락한 2408.90에 거래를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인텔·AMD·마이크론·엔비디아 (NASDAQ:NVDA) 등 미국 주요 반도체 16개 기업 주가를 묶은 시세 지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6일 삼성전자에 대해 경제 환경 급변으로 IT(정보기술) 예산 집행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메모리칩 주문이 이례적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종전 8만3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지구적 금리인상과 킹달러로 세계 경제가 예측 불허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팬데믹 특수로 호황을 누렸던 IT 내구재 수요가 본격 둔화하면서 록다운에 대비해 비축해 놨던 부품 재고는 오히려 이중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IT 예산 집행에 차질이 생겼고 메모리 칩 주문이 이례적으로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은 가격 방어 차원에서 출하를 제한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보유 재고는 더욱 증가할 것이고 재고가 줄어들지 않으면 가격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반도체 시장과 기업 실적 전망에 수정이 필요해졌다"며 "지난 5월 9% 감소로 제시했던 2023년 디램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20% 이상 감소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49조5000억원, 31조원으로 종전 추정치 대비 각각 10%, 31%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