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삼성전자와 TSMC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향후 몇 년간 3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야말로 ‘쩐(錢)의 전쟁’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17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TSMC를 추월하는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KS:005930) 큰 그림의 시발점은 올해로 투자에 대한 방향성과 2024년 이후 수치를 통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는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과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 등과 함께 기로에 선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 및 향후 방향성, 경쟁사인 TSMC와의 경쟁구도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산시성 시안반도체 공장 내부를 살피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TSMC 양강체제 구축…2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 속도
김종효 전문위원은 “삼성전자와 TSMC를 향후 투자와 관련 패권 경쟁이라는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면서 “핵심은 TSMC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초점을 맞춘 반면,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 등 제품 다변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양오 고문은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50:17 정도인데, 문제는 TSMC가 독점하다보니 ‘공급난’ 등으로 전방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향후 차량용, AI, 메타버스 등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전자와 TSMC 양강 체제가 이어질 전망인데, 지난해 양사의 성장률을 보면 TSMC가 24%, 삼성전자 30%를 각각 넘었다”면서 “이 같은 성장세를 보면 삼성전자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TSMC와의 양강 체제를 더욱 뚜렷하게 구축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양사의 경쟁은 3나노부터가 진짜라는 평가가 있다. TSMC는 2나노 공정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TSMC는 업계 최초로 2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신규 공장용지를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TSMC는 향후 반도체 공급이 안정화될 경우 단순 파운드리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앞다퉈 최첨단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2나노 반도체 양산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
◇ 삼성전자·현대차 (KS:005380) 협업 가능성과 시너지 효과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 가능성이 시장에서 솔솔 풍기고 있다. 이른 감은 있지만, 양사가 협력에 나설 경우 시너지효과는 어떻게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양오 고문은 “삼성전자와 TSMC라는 두 축으로 동맹(?)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면서 “TSMC는 GM, 도요타 등과 손을 잡고, 자동차용 반도체를 납품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현대차, 테슬라와 함께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효 전문위원은 “자동차에 인터넷을 결합하겠다는 큰 그림에서 VTX가 키워드인데, 결국 MOT(Mobility of Things)와 같이 모든 정보나 디바이스 등의 연결을 한곳으로 모으는 소위 원칩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유리한 입장이라 생각되고, 현대차와의 협력은 과거 10나노, 14나노, 28나노의 MCU(Micro Controller Unit), ECU(Electronic Control Unit)가 아닌 자동차 반도체로써 한 단계 높은 칩을 만드는데 양사가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나아간 비메모리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은 충분히 가능성이있고, 시너지 효과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양오 고문은 “향후 고성능 SSD(Solid State Drive) 솔리스 드라이브와 그래픽 D램 같은 제품이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면서 “또 자율주행 등 자동차에 고도화된 신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수집된 다양한 정보나 데이터가 MCU로 넘어가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주문한 자동차용 반도체가 누적되면서 2023년까지 밀린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현재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아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삼성전자에서 조금 더 영업에 힘을 쏟는다면 금새 TSMC와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량용 반도체 모습. 사진=아이클락아트
흔히 반도체 시장에서는 선주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순서대로 제품 공급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도체 시장의 불문율인 셈이다. 다시 말해 수주물량이 넘치는 상황에서는 케파만 뒷받침 된다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김종효 전문위원은 “향후 차량용 반도체는 각사별로 특성화된 제품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동차 공장 옆에 붙어 자동차 생산 공정, 설계 등에 최적화되고, 커스텀화 돼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령 “지역적으로 보면 현대차의 아산공장과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라인이 가깝기도 하고, 양사가 반도체와 자동차라는 국가 대표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협업을 할 경우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와 함께 “양사의 반도체와 자동차가 결합하면 협업이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반도체의 커스텀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자동차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면 거래처를 좀처럼 변경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