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KS:068270) 분식회계 의혹, 상장폐지 갈까?
분식회계 이슈의 쟁점은 무엇?
셀트리온의 본질적 가치는?
왼쪽부터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이형진 선임기자.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바이오 부문의 분위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분식회계 의혹으로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헬스케어, 셀트리온 제약 3개 기업으로 구성된 셀트리온그룹은 시가총액 50조원의 국내 최대 바이오 그룹이다.
지난 2018년 셀트리온의 의약품 바이오 시밀러(복제약)를 계열사 셀트리온 헬스케어가 대량 구매로 재고를 확보한 뒤 되파는 과정에서 허위 매출을 일으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된 이후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이슈는 꾸준히 논란이 됐다.
최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보도 후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셀트리온 그룹의 주가는 모두 동반 하락했다.
는 페어차일드 수석부사장을 지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과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과 함께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이슈의 쟁점과 이후 가져올 여파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셀트리온 CI.
◇ 셀트리온 분식회계 이슈, 상장폐지까지 갈까?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회계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상장폐지까지 되지는 않았다.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은 “과거 여러 사례를 볼 때 결국은 회계부정의 고의성 여부가 입증돼야 한다”며 “또한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규정들을 다 적용해야 되는데, 규정들을 하나하나 따져봤을 때 지금 상장폐지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의 입장과 금융당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고의성을 제대로 입증해내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주가가 굉장히 떨어진 시점에서 우연하게 분식회계 이슈가 맞아 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2번이나 회의를 해서 증선위는 통과했지만 법원에서 뒤집어졌다”면서 “셀트리온은 재고의 문제이다. 반제품이냐 완전 팔기 직전 상품이냐에 대해서 판결을 내려야 되는 부분이지 상폐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전경. 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 셀트리온 분식회계 의혹, 쟁점은 무엇인가?
셀트리온의 고객은 국내와 유럽, 미국 등 다양하다. 고객사의 주문이 들어와야 매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셀트리온은 법인을 국내 판매법인과 해외 판매법인으로 분산시켰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 헬스케어와 셀트리온 제약으로 매출을 일으키면 두 회사가 재고를 갖고 있다가 수출 주문이 들어오면 판매하는 형태다.
김종효 위원은 “당연히 주문이 들어오는 것과 셀트리온이 출고한 것에 타임랙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타임랙 동안 가지고 있는 재고가 완제품이냐 반제품이냐에 따라 재고 평가가 달라지므로 자산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회계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양오 고문은 “회계법상에서 재고를 잡을 때 원가 또는 시가 중에 낮은 가격으로 정하는 저가법이 있다. 그런데 반제품은 저가법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기준을 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은 ‘분식회계에 의한 회계 부정’이라는 것이 증선위의 시각이고, 셀트리온의 입장에서는 ‘완제품보다는 반제품에 가깝기 때문에 회계 기준이 제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논리가 부딪히는 상황 가운데, 법안 문구의 해석을 누가 더 강하고 설득력 있게 해서 법원을 설득시키느냐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물질 생산. 사진=셀트리온
◇ 셀트리온 본질 가치에 집중할 필요
최양오 고문은 “셀트리온의 실력이나 약품의 효능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다”며 “기업의 본질 가치인 실적에 주목해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판매량은 유럽 1위, 미국 2위이다. 항암제 ’허쥬마‘도 일본 판매량 1위로 원래 제품보다 판매량이 높다. 특히 신약으로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서영진 셀트리온 회장도 공식 석상에서 “렉키로나주는 셀트리온의 미래다”라고 언급하면서 크리에이터로서 신약 렉키로나주의 가치에 대해 강한 의미 부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램시마와 허쥬마, 트룩시마 등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주가는 20만원 중반까지 올랐다. 여기에 렉키로나주 출시 이후 K방역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 등이 커지면서 주가는 4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렉키로나주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여기에 분식회계 이슈까지 다시 겹치면서 셀트리온의 주가는 16만원가지 급락했다. 현재 제약업체의 평균 PER은 20~25배, 밸류에이션은 12~13만원이다.
김종효 위원은 “셀트리온의 첫 번째 신약아 코로나19 치료제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주주 입장에서 렉키로나주가 의미 있는 성과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악재를 거의 한 80~90%는 일단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