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애플카 비전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 (NASDAQ:AAPL) 실무진이 지난해 12월 방한해 국내 부품업체와 미팅한 것으로 알려지며 애플의 넥스트 빅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컨셉 이미지. 출처=갈무리
애플카 테마주 쑥쑥
애플카 비전이 다시 나오며 테마주 상승세가 눈길을 끈다.
실제로 LG전자와 LG이노텍 등 LG 전자 계열사의 주가는 현재 일제히 오르기 시작했다.
LG전자 (KS:066570)는 13일 10시 기준 1만5,000원 수준으로 오르며 전일 대비 약 10%의 상승세다. LG이노텍 (KS:011070)도 35만8,000원을 찍으며 전일 대비 4% 올랐다.
LG전자는 지난 12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세단인 2022년형 EQS 모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여기에 애플카 비전이 선명해질경우 말 그대로 애플카의 핵심 전략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 실무진이 LG전자를 방문해 논의를 시작했다는 구체적인 설까지 나오며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마그나가 애플카 관리망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LG전자가 애플카 훈풍에 들썩이는 중이다.
부품업체도 신바람이다. 애플이 지난해 여름과 12월 두 번이나 국내에 실무진을 보내 애플카 비전을 논의하는 한편 한 전장업체와는 지분투자까지 논의했다는 설이 나오며 주가는 일제히 폭등하고 있다.
LG와 합작사를 차린 마그나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성파인텍와 더불어 일지테크, 모아텍 등 부품 업체들의 주가는 모두 강세다. 실제로 대성파인텍은 13일 오전 10시 기준 전일 대비 5.51% 오른 2,775원을 기록했으며 일지테크는 4,345원으로 역시 상승세다. 모아텍은 1만2,2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약 10% 상승했다.
애플카 테마주로 묶이는 캐스텍코리아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오르고 있다. 4,355원으로 치솟아 전일 대비 무려 30%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중이다.
출처=뉴시스
애플카, 진짜 나오나
지난해 12월 대만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9월 애플카를 깜짝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만의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최근 장비를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상황에서 그 중심에서 애플카 로드맵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카 실무진이 지난해 여름 국내로 찾아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및 부품 업체와 미팅하고 최근 또 부품업체 중심으로 애플카 비전을 가다듬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애플카 비전이 100% 선명한 것은 아니다. 애플카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이던 더그 필드, 벤자민 라이온,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의 핵심 제이미 웨이도, 로보기술 팀을 총괄하던 데이비드 스콧이 줄줄이 애플을 퇴사하며 전체 로드맵 스텝이 꼬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애플은 애플카 제작을 위해 현대차기아는 물론 폭스바겐,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와 접촉했으나 협상은 모두 결렬됐다. 여기에 국내 배터리 회사는 물론 중국 CATL 등과도 협의를 시작했으나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애플의 조건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수용하지 못하며 협상 자체가 난맥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큰 틀에서 애플이 애플카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애플이 오는 2025년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 관계자는 당초 2026~2028년께 출시하려던 신차를 앞당기기로 사내에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그 시기에 있어 이견은 있지만 최소한 애플 내부에서 애플카 전략의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애플워치를 담당한 캐빈 린치가 애플카 비전을 총괄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애플워치가 미처 이루지 못한 마지막 성공, 즉 소프트웨어 중심의 플랫폼 전략을 애플카라는 새로운 포스트 스마트폰 플랫폼에서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워치의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전략이 고스란히 애플카에 투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애플카는 말 그대로 플랫폼이 되어 애플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만약 애플이 애플카를 실제로 출시한다면 이달 초 3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애플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애플카가 등장하는 순간 애플의 시총이 4조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CNBC는 3일 톰 포르테(Tom Forte) D.A 데이비드슨 분석가의 멘트를 인용해 "애플카가 출시되면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