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생활건강
[이코노믹리뷰=이상훈 기자] LG생활건강 주가가 4년만에 10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된 탓이다. 차세대 화장품 브랜드 육성 실패, 높은 중국 시장 의존도 등이 실적악화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 (KS:051900)은 전일(7일) 종가 110만4,000원 대비 13.41%(14만8,000원) 내린 9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생건의 주가가 100만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4년만이다. 이날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일제히 'LG생건의 4분기 어닝쇼크'를 전망하면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은 LG생건 4분기 실적으로 매출 2조889억원, 영업이익 2,327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전년도 대비 0.3%, 영업이익은 9.2% 감소한 전망치다. 유안타증권은 매출 2조201억원, 영업이익 2,353억원을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영업이익은 8% 감소가 예측됐다.
NH와 유안타증권 모두 LG생건 4분기 실적 악화 원인으로 화장품 사업 부문 부진을 꼽았다. 특히 면세 매출 감소와 갈수록 심화되는 중국 이커머스 경쟁이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LG생건 매출의 50~60%, 영업이익의 60~80% 이상은 화장품 사업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4분기 화장품 매출은 1조2,109억원, 영업이익은 2,057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9%대 하락폭이 감안됐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에 잠재 이슈 중 하나는 따이공(보따리상) 마진 축소에 따른 면세 매출 위축"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LG생건 면세 부진은 이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광군절이 있는 4분기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 천기단 화현세트. 출처=LG생활건강
실제 4분기 전망치 기준, LG생건 화장품 매출(1조2,109억원) 가운데 면세와 중국 매출은 각각 4,000억원, 4,123억원으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백화점 292억원, 방판 818억원으로 비중이 낮았다. 미국 매출은 500억원에 그쳤다.
따라서 증권가는 LG생건이 △M&A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후' 뒤를 이를 세컨드 브랜드 육성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후 브랜드는 작년 광군제 시기 알리바바 (HK:9988) 럭셔리 화장품 부문 3위, 뷰티카테고리 전체에서 1위를 달성하는 등 여전히 강한 중국 수요를 입증 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실적 모멘텀은 약해졌으나, (실적 악화) 우려가 축소되는 구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