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글로벌 가전 회사 월풀의 실적을 분석하는 증권가 리포트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내구재 수요가 정점에 이를 것이란 우려와 달리, 월풀 측은 장기 성장 가이던스를 끌어올리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증권가는 가전의 성장이 구조적일 경우 장기적 상승 곡선을 끌어올리는 건 가능하나 물류비 인상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월풀은 지난 7일(현지시각) 장마감 기준 22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월풀의 주가는 지난 1일 216.38달러로 단기 저점을 기록한 뒤 이후 일주일 새 13달러가량 반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부 지원금의 수혜를 봤던 월풀은 올해 중순 이후부터 매출 상승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미국의 가전제품 출하액과 전자제품점 소매 판매액이 예년 대비 상승폭이 크다는 점으로 가전 수요가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한다.
월풀 경영진도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단기 공급망 차질에도 지난 실적 발표에서 오히려 장기 매출 성장 가이던스를 기존 3%에서 5~6%로 올렸고 지속 가능한 EBIT 마진도 기존 10%에서 11~12%로 상향했다.
월풀 측이 장기 성장 가이던스를 상향한 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주택 시장이 우호적으로 돌아가며 주택시장의 호조에 따른 B2B에서의 대규모 조달 수요가 수반되는 것으로 보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의 기존주택매매는 활발한 상황이며, 신규주택착공건수는 고점대비 둔화됐으나 절대적으로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이라 언급했다.
10년 주기의 가전 내용연수도 참고할 부분이다. 지난 2011~2015년 당시 가전제품의 연평균 출하 성장률은 4.5%에 달했는데, 교체사이클을 감안하면 2021~2025년 출하 성장률도 이에 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가처분소득이 늘어났고, 여기에 소비가 양극화하며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딩으로 포지셔닝된 업체들이 수혜를 보는 것도 월풀에 긍정적 요인이다. 평균판매가격(ASP)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고의영 연구원은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나 의외로 이 같은 우려가 기우일 수 있겠다”라며 “가전의 성장이 더 구조적인 것이라면, 우려로 인한 주가 조정이 기회일 수 있으며 비단 월풀뿐만 아니라 LG 전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분석했다.
리스크 요인은 물류비가 최근 상승하는 게 꼽힌다. 원자재 비용 급등과 마찬가지로 가전 업체의 수익성 훼손을 야기할 수 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촉발된 물류대란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마크 비쳐 월풀 CEO
안호현 전문기자 vic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