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KS:005380) 울산공장 정문.(안현호 신임 현대차 노조지부장).(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현대차 노조가 '강성' 성향의 집행부를 택하면서 앞으로의 노사 관계에 적지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입니다. 조합원의 불도저 역할을 자처한 안현호 차기 지부장은 '수세에서 공세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그간 실리를 중시하는 온건 성향의 현 집행부 기조하에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을 이뤘지만, 당장 내년 교섭부터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9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4만87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9대 임원선거 2차 투표에서 안 후보가 53.3%의 지지를 얻어 46.1%에 그친 권오일 후보를 따돌리고 새 지부장에 당선됐습니다.
안 당선인은 사내 현장조직인 '금속연대' 출신으로, 지난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당시 현대정공노조(현 현대모비스) 위원장으로서 현대차 노조와 연대 총파업을 이끈 인물로 분류되는데요.
지난 6대 집행부 시절에는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연말 성과금을 삭감지급한데 반발해 회사의 시무식장에 난입,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이 기간 울산공장은 35차례에 걸쳐 법안 규탄과 성과금 차등지급 반대 파업을 벌였습니다.
안 당선인은 사즉생(死卽生·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의 각오로 회사 측과의 협상을 통해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및 800% 쟁취 ▲국민연금과 연계한 단계적 정년 연장 ▲월 연장근로(O/T) 30시간 적용한 완전월급제 등을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업계 안팎에선 강성 성향의 집행부가 2년 만에 다시 들어서면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화물연대 연말 파업 등으로 공급망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또 다시 '파업 정국'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격변이 많은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노조도 예전처럼 강성 일변도의 폐쇄적 형태로 일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파업이라는 형태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임원선거는 3파전으로 처러질 예정입니다.
홍진성, 장수광, 윤민희 후보조가 맞붙는데요. 오는 16~17일 1차 투표를 실시한 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6~27일 결선 투표를 거치게 됩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