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7월27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게 되는지 예측하기엔 아직 이르다. 영국은 현재 EU 회원국이며,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영국 정부가 얼마나 굽힐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작년 6월 브렉시트 투표 전 영국 재무부의 브렉시트와 관련한 전망을 되돌아볼 시점은 됐다.
브렉시트 투표 전 재무부는 암울하고도 상세한 보고서를 두 건 내놓은 바 있다.
브렉시트의 장기적인 영향을 예측한 한 보고서에서는 무역, 외국인직접투자(FDI)와 생산성이 영구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기적인 영향을 예측한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탈퇴 결정은 "영국을 침체에 빠져들게 해 실업률이 급등하게 할 만한" 불확실성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측됐다.
고통의 정도는 브렉시트 조건과 영국과 EU가 합의에 이르게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향후 15년 동안 브렉시트로 인해 연간 GDP 성장률이 0.2~0.5%포인트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재무부 보고서 내용은 이미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란은행(BOE)의 무역 가중치 기준 파운드 지수가 브렉시트 투표 이후 13% 하락한 것에 영국 경제가 어떻게 반응했느냐에 비춰봤을 때, 영국 경제는 전문가들이 생각한 것보다 덜 유연하다고 볼 수 있다. 파운드 지수의 낙폭은 재무부가 예견한 12% 하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지만, 인플레이션은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높은 2.6%까지 올라갔다.
이것이 잘못 예측한 것이라고 보이진 않지만, 나쁜 조짐이다. 좀 더 유연한 경제라면 비싼 수입품에 대한 값싼 대체품을 생산해 재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EU와의 교역 관계도 예측된 것보다 덜 견고해보인다. 재무부는 45년 간 경제 동맹으로 묶여있던 영국과 EU의 교역 관계가 다소 약화되는 것에 그치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조짐이 불길하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영국에서 대거 철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자동차제조무역협회(SMMT)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 투자는 작년 수준의 40%가 채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항공, 제약 등 업종은 기업들의 대규모 철수를 막기 위한 특별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영국은 기업들의 대거 철수로 인한 경제 악순환을 막는 데 애를 먹을 것이다.
브렉시트가 이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기업들의 철수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영국 경제는 숙련되고 활기찬 EU 이민자들에 의지해오고 있으며 이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민자들 사이에서 영국의 매력은 브렉시트 전망만으로도 이미 줄어들었으며 앞으로는 더욱 더 줄어들 것이다.
게다가 숙련되고 활기찬 영국인들이 고국을 떠날 가능성은 늘어날 것이다. 영어가 널리 사용되고 해외 취업이나 유학이 거쳐야 할 과정으로 인식되기도 하는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영국인들이 해외에서 살기 좋은 때다. 가장 원만한 방식으로 브렉시트가 이뤄진다고 해도, 영국 내 최고 인재들은 해외에서 일자리를 제안받고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들이 떠나면 영국의 미래는 어두워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브렉시트 결정이 나빴다고 치자. 하지만 이를 그대로 따르는 정치인들은 더 나쁘다. 영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이 기업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투표 이후 거의 1년 간 기업인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점과 의회가 메이 총리의 이 같은 태도에 별 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떠올릴 것이다.
외국인들이 영국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과 브렉시트 관련 정책과 관련한 혼란과 복잡성은 무관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강제력보다는 매력을 통해 얻어지는 능력인 소프트 파워가 중요해진 세상에서 영국 정부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무부 보고서를 작성한 공무원들도 정치인들보다는 영리해보인다. 이들 전문가는 전망이 "브렉시트라는 전례없이 혼란스런 이벤트의 전체 비용을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마디로, 앞으로 큰 문제가 있을테니 조심하라는 거다.
* 본 칼럼은 에드워드 하다스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