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B 자산규모ㆍECB 오버나잇 예금 금리: http://reut.rs/2eLpJNX
* 유로/달러ㆍ유로존 신용 스프레드: http://reut.rs/2h0Cg0o
* 유로존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 http://reut.rs/2h0yLag
* 유로존 인플레이션: http://reut.rs/2h0pZsZ
런던, 7월26일 (로이터) - 정확히 5년 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즉흥적으로 뱉은 세 단어가 유로존과 전세계 금융 시장의 방향을 바꿨다.
2012년 7월26일 런던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드라기 총재는 "ECB는 유로를 지키기 위해 권한 내에서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 스페인, 이탈리아 등 부채에 시달리고 있던 국가들의 금리가 급등하고 있었다. 2011년 두 차례 금리 인상 후 유로존 경제는 침체로 빠져들었고 디플레이션이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유로 자산을 버리고 있었고, 유로존은 붕괴되기 일보 직전처럼 보였다.
드라기 총재가 뱉은 세 단어 "무엇이든지(Whatever it takes)"가 모든 상황을 바꿔놓았다.
엄밀히 말하면 거의 모든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국가간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주식과 유로가 안정화됐다. 그리고 경제는 침체에서 벗어나 현재까지 회복세를 이어오고 있다.
물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있은 후 이를 뒷받침하는 조치들도 이뤄졌다. 비전통적인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ECB 내 과반수 정책입안자들을 설득하고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QE)에 대해 금융 시장을 대비시키기 위해 1~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됐다.
ECB는 연준보다 몇 년 늦게 2008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QE와 금리 인하를 실시했다. 그러나 일단 이러한 조치를 실시한 후 드라기 총재와 그의 동료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예금 금리는 제로(0)보다 낮은 수준까지 인하했고 ECB는 올해 말까지 2조유로가 넘는 자산을 사들일 것이다.
드라기 총재가 점진적인 정책 정상화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시사한 것도 7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고 실업률은 8년래 최저치이며 금융시장 내 리스크와 공포를 나타내는 지수들이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최근에 와서였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와 ECB는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정해둔 한 가지 분야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2014~2016년 동안 75% 폭락한 유가가 물가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긴했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수 조유로 규모의 QE와 은행에 대한 저금리 대출 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ECB가 목표로 하는 "2%에 가깝지만 그를 하회하는"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견조한 경제 성장세와 타이트해지는 노동 시장에도 불구하고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도 좋지 않다. ECB가 선호하는 지표인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년 동안 2%에 못 미쳤으며 조만간 2%에 도달할 것 같지도 않다.
드라기 총재의 8년 임기는 2019년에 끝난다. 임기 종료 시 그는 금리를 올리지 않고도 유로를 지켜낸 것에 대해서는 칭찬 받을 수 있겠지만 유로존 경제가 물가 상승이 저조한 일본과 같은 상태에 머무르고 ECB의 자산은 부풀어오른 상태에서 ECB를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 본 칼럼은 제이미 맥기버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