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월19일 (로이터) - 오바마케어를 대체하기 위해 준비했던 헬스케어법안인 일명 트럼프케어의 상원통과가 18일(현지시간) 완전히 무산됨으로써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 인프라 개선, 은행 규제 완화 정책 추진을 둘러싼 의구심이 더욱 커지며 달러의 향후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강도를 추적하는 달러지수 .DXY 는 이날 트럼프케어 상원통과 무산 이후 10개월래 저점으로 추락했다.
반면 경제 개선으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연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로와 엔이 모두 강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5개월 간 이어졌던 달러 약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실리콘밸리은행의 선임 외환 트레이더인 민 트랑은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달러의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7월 초 발표된 로이터 조사에 참가한 외환 전략가 과반수 이상은 연초에 비해서 달러에 대해 덜 낙관적으로 변했다.
작년 11월 말 치러진 미국 대선 이후 공화당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와 의회 모두를 장악하게 됨으로써 새 정부가 대규모 세금 인하와 교량과 도로 건설을 추진, 경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미국 증시와 달러는 강세를 보인 반면, 채권은 약세를 나타내며 수익률은 상승했다.
이와 같은 일명 '트럼프 트레이드'는 올해 상반기 공화당 내부 갈등 속에 약속됐던 개혁이 추진되지 못하면서 점차 김이 빠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날 트럼프케어마저 상원 통과가 무산됨으로써 달러의 매도 속도는 더 빨라졌다.
뉴욕에 소재한 분더리히증권의 최고시장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세제개혁 등 나머지 어젠다들도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라면서 "헬스케어 허들이 트럼프의 모든 어젠다를 2018년으로 밀어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7.48%가 하락함으로써 같은 기간 10.87%가 하락했던 2002년 이후 연초 이후 기준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른 신호들도 달러에 점차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주 투기세력들은 달러에 대한 순롱포지션을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축소한 것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한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6월 말에 트레이더들의 유로 대비 달러의 3개월 비관심리는 최소 2010년 이후 가장 악화됐다.
하지만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미국 경제 개혁의 차질 전망만이 미국 달러에 압박을 가하는 요소는 아닐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ECB가 연말에 채권 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는 추측에 불을 붙인 후 유로존 채권 수익률이 오르자 유로는 달러 대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로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달러비 10% 상승했다. 그 이전 3년 동안은 취약한 경제 상황과 유로존 채무 위기로 인해서 누적 23.5%가 하락했다.
이날 유로는 달러 대비로 2016년 5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일본 엔 역시 1월 이후 지금까지 달러에 4% 이상 이상 올랐다. BOJ가 경제 평가를 상향조정하면서 내년 하반기에 통화 부양책을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달러는 캐나다달러와 영국 파운드 대비로도 약세를 보였다.
캐나다달러는 이날 달러에 15개월래 고점인 1.2581캐나다달러까지 올랐다. 이로써 캐나다달러는 올해 들어 6% 올랐다.
지난주 영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영란은행 관리들이 브렉시트 협상에 따른 경제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자 파운드는 달러에 10개월래 고점을 찍었다.
런던에 소재한 뱅크오브뉴욕멜론의 FX 선임전략가인 네일 멜로는 "분명히 말하자면 현재 분위기는 달러에 부정적이다"라면서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정책의 패배라고 말할 수 있는 이날 일어난 것 같은 일은 달러 가치를 더 아래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