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NYSE:CPNG) 본사.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김범석 의장의 쿠팡이 심상찮다.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쿠팡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국정감사를 앞둔 상태에서 대형 플랫폼의 횡포에 사회적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규제 이슈까지 더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미국 상장법인 쿠팡Inc는 지난 24일 주가는 28.30달러로 마감했다. 5일간 2.85%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공모가 35달러 선을 내준 데 이어 30달러 선까지 깨진 것이다. 쿠팡의 상장 당시 주가는 63.50달러로 당시와 비교해보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분기 매출이 44억7000만달러(5조1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증했지만, 순손실은 크게 증가했다. 순손실만 5억1860만달러(5957억원)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쿠팡의 몸집은 커졌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14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쿠팡 클래스A 57800만주를 주당 29.68달러에 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약 2조원 규모다. 애초 비전펀드는 쿠팡 상장 당시만 해도 “쿠팡의 성장을 믿기 때문에 지분을 매도하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6개월만에 입장을 바꿔 지분을 매도한 것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 결정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했다. 사진=쿠팡
비전펀드가 쿠팡 주식을 매도하자 쿠팡의 장기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여기에 쿠팡 역시 뚜렷한 성장 전략을 세우지 못한 듯 적자가 눈덩이 불어나듯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올해 들어 온라인쇼핑시장의 성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월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 7월 기준 약 36%로 지난 연말 37%수준에서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점을 찍고, 꺾인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또 쿠팡의 경쟁사들도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은 물론 차별화된 상품배송 등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른 감이 있지만, 쿠팡 이츠, 쿠팡 프레시 등 다른 신사업 역시 좀처럼 성장하지 못한 체 둔화세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국내 음식배달서비스인 쿠팡 이츠는 지난해 80~100%였던 월별 성장률이 올해 들어 60%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무엇보다 쿠팡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건 국내 입법 규제다. 최근 카카오발 논란으로 대형 플랫폼 규제 이슈가 떠올랐고, 쿠팡 역시 규제의 칼날에서 피해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국감에 네이버 (KS:035420), 카카오 (KS:035720), 야놀자 등의 책임자와 함께 쿠팡 강한승 대표도 증인 및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다.
쿠팡의 퀵커머스(즉시배송) 사업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감에 소환된 것이다. 한편, 쿠팡은 지난 6월 일본, 지난 7월 대만 등에 첫 진출하며 해외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