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6월15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M&A)이 새로운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지나치게 활발했던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가 국내외에서 압력을 받아 주춤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해외 M&A 활동을 펼쳐온 안방보험 ANBANB.UL 은 회장 사임 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올해 가을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를 앞두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하지만 더 앞날을 내다 보자면, 현재의 추세가 건전하게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톰슨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6월 13일 기준 중국의 해외 M&A 규모는 600억달러에 육박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330달러로 440억달러 규모의 중국 화공그룹의 신젠타(Syngenta) 인수를 포함한 지난해의 2200억달러에 비하면 크게 줄어드는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는 충분히 예상됐던 바다. 지난해 말 위안화가 미달러 대비 하락하자 중국 정부는 해외 M&A 단속을 강화했다. 특히 대규모로 진행되거나 기업의 사업 방향과 전혀 다른 분야의 M&A 또는 자본 유출을 위장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M&A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삼엄해졌다. 또한 미국, 호주, 독일 등에서 차이나 머니에 대한 정치적 반발도 거셌다.
올해 가을 전국 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권력을 더욱 강화할 계기로 삼을 전망인 만큼 국내 압력은 좀처럼 줄지 않을 것이다. 정치 파벌 싸움이 심화되는 와중에 관료들이 불필요한 관심을 끌 수 있는 과감한 해외 M&A를 승인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규모 해외 M&A에 주력해 온 중국 기업들에 대한 압력이 이미 거세지고 있다.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당국에 연행됐다는 언론보도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하이난항공그룹(HNA) HNAIRC.UL 은 해외 M&A 활동을 줄이겠다고 밝혔고,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부동산그룹 다롄완다는 10억달러 규모로 추진하던 미국 딕 클라크 프로덕션 인수가 지난 3월 무산됐다.
하지만 이처럼 대형 M&A는 일부 좌초됐지만,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외국 기업들의 글로벌 브랜드, 노하우, 영향력 등에 굶주려 있다. 중국 당국이 해외 M&A를 전면 금지하지 않는 한,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지난 10년 간 미국과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는 등락을 보였으나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2% 규모를 보였다. 중국 기업들이 내년에 이와 비슷한 규모로 해외 M&A 활동을 지속한다면 어림잡아도 1500억달러를 넘는다. 이는 2016년과 비교하면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활발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쿠엔틴 웹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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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