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 코스맥스가 144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색조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시설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늘어나고 있는 색조 화장품 수요 등에 미리 대비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의견이 많다. 5년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 나선 코스맥스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4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6월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신주 130만주를 발행한다.
신주 발행 가격은 11만1000원이다. 전날 종가인 13만4000원보다 17.1% 낮은 수준이다. 최종 발행가격은 향후 2개월 간의 주가 움직임을 반영해 확정할 예정이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415억원을 평택 2공장과 물류센터 구축에 쓸 계획이다. 공장 자동화와 연구소 설비 도입에는 240억원을, 디지털화에도 160억원을 투자한다. 나머지 금액은 원재료 구매와 차입금을 상환에 쓰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코스맥스는 120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평택에 물류센터를 짓고 화성공장을 증축하는 곳에 자금이 쓰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단기 주가 하락 불가피…중장기 관점에선 굿"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코스맥스가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유상증자는 새로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이다. 기존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새로운 주식이 증가하면서 주가 희석 효과가 나타난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자로 인한 주가 희석률은 주식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11.5% 수준"이라고 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색조 화장품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관련 설비 확장에 나서는 것이어서다.
지난달 기준 화성공장의 색조 부문 가동률은 130%(일시적 특근, 3교대 작업 기준)다. 여전히 코로나19 사태의 후유증이 있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회복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대응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증설 이후 색조 제품의 생산가능 수량은 월 780만개에서 1500만개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색조 화장품 소비가 되살아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상업화 제품 생산은 2023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9시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맥스는 전날보다 1만3000원(9.7%) 내린 12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엔 12만500원까지 내리면서 10%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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