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7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했던 '트럼프케어'(AHCA·미국건강보험법)가 하원 표결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대체 법안으로 제시한 트럼프케어 법안 처리에 필요한 충분한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오바마케어가 계속 존속할 것이란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의료비 상승폭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앞서고 있다. 따라서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법안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가능성도 크다.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예산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한 데다 새 법안 통과는 누워서 식은 죽 먹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있었지만, 결국 공화당은 트럼프케어의 하원 통과를 위한 충분한 지지를 결집하는데 실패했다. 미 의회예산청(CBO) 조사 결과 트럼프케어가 적용되면 2000만 명 이상이 건강보험에서 이탈하고 건강 보험료가 배로 뛰고, 정부의 빈곤층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오바마케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 지출이 매년 6% 가량 늘고 있고 이미 의료 비용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의료비 상승폭이 최근 3.5% 수준으로 완화됐지만 인구 고령화로 인해 의료 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에는 20%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의 1인당 의료 비용 지출은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서 두 배 가량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바마케어는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보험사들은 환자들의 의사 방문 기회를 제한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큰 호응을 얻고 있진 않다. 트럼프케어가 통과됐다면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늘어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내 보수파들은 이번 법안이 너무 관대하다고 생각한다. 온건파는 온건파대로 이 법안으로 많은 국민이 보험을 잃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하원에서의 표결이 좌초된 후 "당분간 오바마케어를 지속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바마케어는 완벽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의료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 주장하며 이 법안을 폐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일 미국 정계의 분위기가 바뀐다면 일부 공화당이 민주당과 합심해 오바마케어를 손 보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이다. 반대로 만일 공화당이 '전국민 의무 가입'과 같은 요구 조건을 포기한다면, 이는 의료 재정 부담을 높이고 가입자의 보험료가 더 인상되는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시나리오다. 일단 당장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법안'이 좌초됐다는 것이다. (로버트 사이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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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