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일 저비용항공사(LCC)에 추가 자금지원을 하기로 하는 등 항공업 지원대책을 내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참석을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가 3일 항공업계 추가 지원책을 내놨다.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2000억원 추가 자금지원은 물론 수요 확대책까지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항공업 지원방안을 내놓고 산업 붕괴를 막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12월 국제선 여객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하는 등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은 항공 수요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2~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추가 구조조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항공 수요 늘리기 추진정부는 항공업과 관광산업 피해를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안전국가의 국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트래블 버블’이 대표적이다.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된 사람을 대상으로 두 국가가 입국 금지를 해제하고 격리도 완화하는 조치다. 기업인 활동 지원을 위한 패스트 트랙과 비교해 방문 목적에 제한이 없어 관광과 단순 방문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연내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트래블 버블 활성화를 위한 준비 단계로 트래블 패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및 백신 접종 여부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트래블 버블이 허용된 국가가 늘어나면 트래블 패스를 이용해 간편하게 출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내놨다. 비행기를 타고 공항을 출발해 다른 나라의 영공을 돌아본 뒤 해당 국가에 내리지 않고 돌아오는 관광 상품이다. 지금은 인천공항에서만 출발이 가능한 무착륙 해외 관광비행을 지방공항에서도 가능하게 했다. 국내 입·출국 없는 ‘인바운드’(해외→우리나라) 국제관광비행을 도입한다. 외국 공항을 출발해 한국 상공을 비행한 뒤 돌아가는 방식이다.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M&A)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양사 통합에 대한 해외 기업결합심사 등 절차 진행을 지원하고, 운수권·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공유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개선할 방침이다. “쌀 필요한데 이불 주나”LCC를 비롯한 항공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부 지원을 환영하면서도 자금 지원 시점과 조건이 불명확하다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LCC는 1분기가 지나면 보유 현금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장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이 단적인 예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내면 자본잠식이 발생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질 전망이다. 실사 이후 개별 LCC에 대한 지원 규모를 정한다는 정부 입장은 이 같은 급박함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정부가 항공사에 ‘이불’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당장 먹을 게 없어 굶고 있는 사람에게 이불보다 ‘쌀’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책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LCC 업계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조건으로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CC 업계는 “유상증자 등 현 상황에서 가능한 자구책은 모두 써버렸다”며 “정부가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을 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지원을 위해 ‘부채 50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제시할지도 관심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부채를 줄여온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경목/장현주/강경민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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