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보다 빨리 뛸 필요가 없다. 옆의 친구보다 빠르면 된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주식시장 버블 논란을 이 같은 말로 반박하고 있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다른 자산보다 오를 가능성이 커 주식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금리 상승이 주가 상승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삼성증권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금리가 오르더라도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식과 경쟁 관계에 있는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매크로팀장은 “현재 채권은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기 때문에 물가 상승으로 인해 사실상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2%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용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금리가 올라도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또는 제로(0)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의 상대적 투자 매력뿐 아니라 가격 부담 자체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국의 기업 이익은 향후 2년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말로 하면 2년 후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허 팀장은 “이런 여건을 감안하면 현 증시를 과열로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달러 강세도 오래 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을 빠져나가게 하는 경향이 있다. 허 팀장은 “달러 강세는 미국 경기만 좋을 때 또는 세계 경기가 모두 안 좋을 때 나타난다”며 “지금은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하고 있어 달러 약세가 재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기가 회복하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미국에만 머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초인 2017년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6년 말부터 2018년 5월 말까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2.5%에서 연 3%로 급등했으나 증시 랠리는 이어졌다. 달러도 약세를 보이며 세계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냈다.
허 팀장은 “주요국들이 가파른 금리 인상과 부양책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과 2018년의 교훈 때문이다. 당시 주요국은 경기가 회복하자 긴축을 단행했고, 그 결과 구조적 저성장이 시작됐다. 허 팀장은 “갑자기 긴축에 나설 경우 경기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점에 주요국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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