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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글로벌 증시 'M·C·N'으로 통한다

입력: 2021- 01- 22- 오전 02:34
© Reuters.  달리는 글로벌 증시 'M·C·N'으로 통한다
TS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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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는 21일 1.49% 오른 3160.84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김범준 기자 bkj07@hankyung.com

연초부터 한국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바이든 시대’를 맞아 더 부각되고 있는 세 가지 테마, 모빌리티(mobility), 탄소중립(carbon-neutral), 경제정상화(normalization)가 상승의 원동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구조 계획(American Rescue Plan)’으로 불리는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83%, S&P500은 1.39% 뛰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7% 치솟았다. 코스피지수도 21일 1.49% 오른 3160.84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대 흐름에 맞게 변신을 시도하는 기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세 가지 테마의 혜택을 한꺼번에 받는 대표적 종목이다. 올해 초 배송용 전기트럭을 공개했다. 지난 19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협업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경제정상화의 수혜도 볼 것이란 전망에 GM 주가는 올 들어서만 34% 올랐다. 테슬라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한국 시장의 변화도 극적이다. LG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 기업인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장부품기업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전기차 플랫폼 E-GMP 출시를 앞둔 현대·기아자동차는 애플의 애플카를 수탁 생산할 것이라는 기대에 주가가 급등했다. 탄소중립 관련주 가운데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수소 관련 기업인 플러그파워가 올 들어 84.31% 급등했다. 플러그파워 지분을 보유한 SK(주)는 그 덕에 올해 3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환경문제에 반응하기 시작한 중국에서도 태양광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세계에서 항공, 해운, 유통 관련주의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중국까지 친환경 정책을 내걸면서 1000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골드러시’가 시작됐다”며 “새롭게 형성된 테마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기車·그린으로 변신하는 LG그룹, 올해만 시총 26조 늘었다LG그룹이 거대한 친환경 자동차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기업의 포트폴리오가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주인공은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LG화학이었다. 지난해 초 30만원대였던 주가가 올해 초 100만원을 돌파했다. 이어 LG전자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작년 말 세계 3대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약 한 달 만에 두 배로 뛰었다. 21일에는 LG디스플레이가 합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9.65% 오른 2만3300원을 기록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글로벌 주식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모빌리티, 친환경 테마에 올라탔다는 평가다.

가장 뜨거운 모빌리티 시장글로벌 시장은 탄소중립을 앞세운 ‘그린 테마’에 열광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상징적이다. 백신 효과와 경기부양책까지 더해져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이 테마들이 집중된 곳은 모빌리티 부문이다. 친환경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앞두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완성차업계와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 기업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애플이 애플카를 출시하기 위해 현대·기아차와 손잡을 것이라는 기대에 현대·기아차 주가는 각각 35%, 40% 올랐다. 제너럴모터스(GM)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율주행차를 위해 손잡는다는 뉴스에 GM 주가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뛰었다.

기존 강자인 테슬라 (NASDAQ:TSLA) 주가는 10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월가의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는 20일(현지시간) 테슬라 목표주가를 486달러에서 103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탄소중립의 힘작년에는 기대감으로 오른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도 각국의 그린 뉴딜 투자로 실질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플러그파워(PLUG)는 올 들어 84% 급등했다. 지게차용 수소 연료전지 및 충전시설을 판매한다. 국내에서는 15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9.9%를 사들인 SK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의 인기는 아시아에서도 뜨겁다. 아시아 최대 풍력발전 개발사 용원전력은 올 들어 홍콩증권거래소에서 64% 올랐다. 박용대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향후 5년 동안 중국에서만 매년 70~80GW 분량의 풍력·태양광 에너지 발전설비가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태양광 업체인 융기실리콘은 지난해 주가가 271% 오른 데 이어 올해에도 17% 상승했다. 국내에서는 태양광 대표 종목인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154% 올랐고, 올해 상승률도 23%에 달했다. 백신발(發) 경제정상화 기대올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백신’이다. 경제정상화 여부에 따라 뜨겁게 달아오른 주식시장의 미래 모습이 크게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국내외 증시에서 경기민감주가 들썩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종목들이 다수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1년 글로벌 주식 시장의 게임 체인저는 백신”이라며 “투자자들이 그간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한 기업을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1년 전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반등하면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주가는 작년 말 대비 21%나 상승했다. 하늘길이 끊기면서 큰 타격을 받은 항공주도 반등을 시작했다.

영화관, 외식업 등 ‘코로나 피해주’도 주식 시장에서는 회복을 시작했다. 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는 올해 40.49% 급등했다.

고재연/박재원/전범진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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