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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산운용사가 홍콩거래소에서 운용 중인 상장지수펀드(ETF) 구성 종목에 미국 '블랙리스트' 기업을 빼겠다고 했다가 이틀 만에 다시 넣기로 했다.
경제전문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이 회사가 운용하는 ETF인 TRAHK에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중국해양석유(CNOOC)를 다시 넣는다고 13일 공시했다. 지난 11일 이 세 종목을 뺀다고 했다가 번복한 것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미국의 제재 대상 기업들이 TRAHK에 포함되기 때문에, 미국 투자자가 TRAHK에 투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이 세 종목을 제외할 당시에는 미국의 투자 제한 조치를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다시 넣으면서는 이런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시장에선 스테이트스트리트가 향후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것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홍콩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홍콩통화청(HKMA)은 "세 종목이 해당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시장에 이런 식의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지난해 6월말 기준 운용자산 3조540억달러(약 3354조원)에 달하는 세계 5위 운용사다. TRAHK는 홍콩증시 우량주 52개 종목으로 구성되는 항셍지수를 추종한다. 순자산(시가총액)은 9200억홍콩달러(약 130조원)에 달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인·미국기업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놨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미 투자자들은 오는 11월11일까지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이 명령에 대응해 중국 통신 3사의 상장 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국방부 블랙리스트에는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 3사와 CNOOC,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중신궈지(SMIC)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4일(현지시간) 샤오미 등 9개사를 추가로 리스트에 올렸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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