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1월28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금융시장에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차기 미국 정부의 파격적 감세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이 성공을 거두었던 1980년대를 회상하며 당시와의 유사점을 찾고 있다. 하지만 자산 가격이 그 당시와 같이 움직일 것으로 확신해서는 안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시장의 1980년대 분위기 재연에 기폭제가 된 것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재정지출 확대와 세금 인하 정책이 재정적자를 부풀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경제 활동이 활성화되면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리고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30년 전과 아주 많이 닮아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했고, 이와 동시에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올렸다. 그리고 현재 자산 가격은 30년 전 레이건 행정부의 재정확대 정책과 연준의 긴축정책이 맞물리면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던 바로 그 당시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해 201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2.40%를 넘어섰다. 미 달러의 가치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2003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하지만 1980년대 각본이 그대로 재연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선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위협요인에 대해 간과해선 안된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면 미국 경제도 해를 입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급속히 수그러들 수 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금리가 얼마나 높이 상승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재고하게 될 수도 있다. 무역장벽을 세워 다른 국가에 피해를 입히는 와중에도 달러는 여전히 우위를 점하겠지만, 투자자들은 달러 랠리에 대한 그들의 예상을 재빨리 수정할 것이다.
1980년대와의 중요한 차이점이 또 있다. 앞으로 인플레가 강화된다고 해도 자넷 옐렌 연준 의장이 30년 전 볼커 전 의장처럼 두 자릿수의 물가상승률과 마주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실제로 지난 10월 옐렌 의장은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고압경제'(high-pressure economy) 운용을 언급하며 일시적인 경기 과열을 용인할 의향까지 드러냈다. 1980년대 유행하던 헤어스타일만큼이나 시장의 과거 재연 움직임도 구시대적으로 보인다. (스와하 파타나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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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