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골프를 치다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패배 소식을 7일(현지시간) 오전 골프를 치던 도중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자는 자신이라며 “끝까지 가겠다”고 선언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했다. 자신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문구가 새겨진 흰색 모자를 쓴 차림이었다.
열성적인 골프 팬인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유세 일정 등으로 한동안 골프장을 찾지 못했다. 골프 매체인 골프 다이제스트는 2015년 트럼프의 핸디캡을 6.3개로 소개하며 “골프에 푹 빠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골프 파트너가 누구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P통신 등 현지 주류 매체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소식을 오전 11~12시 쏟아낸 것을 감안할 때 트럼프는 골프를 치다 패배 소식을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간 골프장 바깥에선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자들이 몰려 시위를 벌였다.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할 뜻을 분명히 한 트럼프가 끝까지 버틸 경우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지도 관심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6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직 대통령이 선거에서 지고도 백악관을 떠나지 않으면 군대가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달 6일 성명에선 “정부는 백악관에서 무단 침입자를 데리고 나올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수정헌법 20조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의 공식 취임일은 내년 1월 20일 낮 12시로 명시돼 있다. 이 시간 이후엔 군 통수권을 포함한 모든 권한이 당선인에게 자동 이양되기 때문에 트럼프를 무단 침입자에 준해 대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군대가 직접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공영라디오(NPR)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문제에 있어 군대는 어떤 역할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케이시 전 육군 참모총장도 “우리는 민간의 지배를 받으며 선출된 민간 지도자를 존중한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기를 거부하면 경호국(시크릿 서비스)이나 연방수사국(FBI)이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폴 퀴크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인디펜던트지에 “법 집행기관이 어느 순간 무력을 사용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김정은을 "불량배"라 부르던 바이든…대북협상 전면 수정할 듯
바이든 승리 뒤엔 '트럼프 저격수' 여성 3인방 있었다
흙수저 출신 '엉클 조'…애절한 가족사 딛고 최고령 대통령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