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포장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대전의 한솔제지 신탄진공장 내부 전경. 한솔제지 제공
한솔제지는 대한민국 제지업을 선도하는 기업이자 국내 유일 종합제지회사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종이 소재를 통한 국민문화 창달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업력 55년의 국내 1위 종합제지회사인 한솔제지는 그동안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그에 맞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국내 제지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왔다는 평가다. 먼저 한솔제지는 화장품 전자제품 등의 고급 포장재로 사용되는 패키징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나노셀룰로오스 등 신소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쇄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지 소재와 성장성이 유망한 패키징소재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특수소재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종이 소재 하이테크 제품 개발한솔제지는 2013년부터 영수증과 라벨 등에 주로 사용되는 감열지 시장의 수요성장 전망에 따라 관련 투자에 집중해왔다. 장항공장과 신탄진공장에 감열지 스윙 생산 설비를 구축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역량을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한솔제지는 독일 일본 북미 등 선진 감열지 회사와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국내 판매에 집중하고 있던 고급 팬시지와 전사용지 등은 수출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고부가가치 지종인 팬시지는 크게 고급 인쇄용지와 일반 팬시지로 나뉘는데 고급 인쇄용지는 고급 화보집과 카탈로그, 캘린더 등에 사용되고 일반 팬시지는 출판물 표지나 고급쇼핑백, 봉투, 카드 등에 활용된다.
패키징 소재 부문에서도 핸드폰 화장품 등의 소형 고가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해줄 수 있는 고급 포장 소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특수 소재분야 원료 제품인 나노셀룰로오스 개발에 성공해 본격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 폴리우레탄 제품 제조 전문기업 티앤엘과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나노셀룰로스는 식물 세포벽의 주성분인 셀룰로스를 10억분의 1 크기로 분해한 친환경 고분자 물질이다. 무게는 철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5배 강하다. 가스나 기름의 침투를 막는 기능이 뛰어나고 내열성도 높아 정보기술(IT), 자동차, 의료 분야 등 산업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한솔제지는 2010년부터 종이의 원료인 펄프로부터 나노셀룰로오스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에 주력해 왔으며, 지난해 말부터 본격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한솔제지는 제지산업뿐만 아니라 소재산업으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솔제지는 향후 100년 기업으로 가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해외거점을 활용한 성장사업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종이 소재 기반의 하이테크 제품 개발을 지속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연구개발(R&D)을 비롯한 투자 확대를 통해 전체 매출의 30%를 신규사업으로 달성하고, 특수지 부문의 신제품 판매 비율을 30% 이상 높일 계획이다. 지배구조 우수기업 ‘국제 인증’한솔제지는 기업이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회적 성과’와 이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18년 한국지배구조연구원으로부터 경영투명성 제고 및 감사 책임 강화를 통해 지배구조 수준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아 ‘지배구조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경제·사회·환경적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한솔제지는 올해 ‘에코바디스(Ecovadis)’에서 실시하는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골드 등급’을 취득하기도 했다. 에코바디스는 세계 최초로 ‘사회적 성과’에 대해 평가하고 인증하는 기관이다. 현재 전 세계 150여 개국, 190여개 산업 및 6만5000여개 기업들의 ‘환경’ ‘노동과 인권’ ‘윤리’ 및 ‘구매’ 등 네 가지 분야에 대해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등급별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한솔제지가 받은 골드 등급은 전 세계 상위 5%에게만 부여되는 등급이다. 한솔제지는 이번 등급 획득을 통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신뢰도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글로벌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공급망 파트너십 구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철규 대표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탄탄하게 하고 성장을 위한 비전을 재정립함으로써 전통적인 제지회사를 넘어서 종이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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