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까지 증시 주도주 ‘BBIG’의 일원이었던 엔씨소프트가 3달 넘게 이어진 조정 끝에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 (KS:036570) 주가 하락의 원인이었던 신작 출시 지연과 기존 작품의 실적 악화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엔씨소프트의 주가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엔씨소프트는 2.98% 오른 7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엔씨소프트 주식 22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주 이후 외국인은 엔씨소프트 주식 79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7월 6일 사상 최고치(99만7000원)에서 지난 12일까지 24.37% 하락하는 동안 644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다시 한번 매수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3월 이후 한국 증시의 반등장을 주도했던 엔씨소프트는 기존 게임들의 실적 저하와 신작의 출시 지연으로 주가가 급락해왔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7월부터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주요작 중 하나인 ‘리니지2M’은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을 도입한 ‘크로니클3: 풍요의 시대’ 업데이트가 사용자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유저당 평균매출(ARPU)가 급감했다.
여기에 7월 이후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모바일 게임 시장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낸 넥슨의 ‘바람의 나라:연’과 중국 미호요 스튜디오의 ‘원신’이 출시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올해말 출시 예정이었던 ‘블레이드앤소울2모바일(블소2)’의 연내 출시가 사실상 좌절된 것과, 리니지2M의 해외 출시 일정이 잠정적으로 지연되는 등 주가를 띄울 만한 추가 재료가 없다는 점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이다.
여의도에서는 10월말을 기점으로 엔씨소프트 주가를 짓누르던 악재가 반영을 마치고 점차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내년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1개월 전보다 2.06% 감소한 1조2682억원이다. 7월 당시 1조4439억원으로 정점으로 이어져온 엔씨소프트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감소세가 이달들어 마무리되고 있다는 평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게임시장은 전통적으로 각 게임사의 대규모 신작이 공개되는 11월 지스타게임쇼를 기점으로 성수기에 진입한다”며 “엔씨소프트가 지스타에서 블소2 출시 일정 및 향후 전략을 내놓고, 트릭스터M과 퓨저 등 자회사 게임을 출시하면 주가는 다시 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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