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정보기술(IT) 대형주의 기록적인 강세에 미국 뉴욕 월가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양호한 실적 향상을 보인 데다 뉴욕증시를 이끄는 기술주 대비 저평가 매력까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동안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뉴욕증시 IT 대형주 랠리에만 주목하던 투자자들이 아시아 기술주를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이후 반사이익을 얻은 비대면 IT 종목의 급등이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IT 종목으로 퍼지면서 아시아 기술 대형주 주가도 신고점을 찍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IT 대형주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지난달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텐센트는 48%, 알리바바는 24% 주가가 뛰었다.
중국의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뎬핑은 올 들어 105% 급등했고,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45% 뛰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3개월간 18%가량 올랐고, 대만의 반도체업체 TSMC도 같은 기간 47% 뛰었다.
아시아 기술주는 미국 IT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실적을 기준으로 아마존은 85.4배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27.7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대형 기술주의 상승세에 지난 3월 코로나19발(發) 폭락장 이후 다우존스 아시아태평양지수는 58% 올라 연초 대비 23% 수익률을 기록했다. MCSI 신흥시장지수도 대형주 랠리에 힘입어 3월 이후 40% 넘게 뛰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정치적 긴장 고조가 아시아 기술기업에 리스크이면서 동시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아시아 지역 IT 종목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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