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1%대 머물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행 예금보다 못한 수익률에 가장 불만이 큽니다. 정부가 14년 만에 나섰습니다. 핵심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와 디폴트옵션 도입입니다. 아직 국회 문턱은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사도 뒤늦게 수수료를 낮추는 등 가입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수익률이 높다면 수수료는 문제가 안 된다는 겁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노후보장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퇴직연금을 들여다봅니다.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한 법안도입 움직임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는 정부안을 포함해 퇴직연금 개정안이 5건 계류중이다. 특히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나 확정기여형(DC형) 디폴트옵션 등을 담은 정부 개정안도 지난달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관련 상임위에서 한 차례도 논의를 진행하지 않아 연내 통과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발의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퇴직연금 개정안)'은 총 5건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올라온 한정애·김태년 의원안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퇴직연금법 일부개정안 주요 발의법안 [자료=의안정보시스템] 2019.12.03 bom224@newspim.com |
개정안에 따르면 수탁법인은 근로자 대표와 기업이 각각 동수로 선임한 위원들이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설립한다.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고용노동부 장관 허가를 받아 설립하고, 구체적인 요건은 수탁법인 업무 법인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또 기금형 제도의 경우 DC형도 수탁법인이 가입자별 적립금을 통합 운용해 합리적인 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개별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이었다.
김태년 의원안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담고 있다. 근로자가 운용 방식을 스스로 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운용 방법에 따라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운용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근로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함이다.
이 법안들은 지난달 발의돼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아직까지 환노위에서 논의는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한정애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달 확정된 소위원회 일정이 없기 때문에 언제 논의가 이뤄질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안 등으로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어 이들 법안의 연내 국회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자본특위·금융당국 발표에도‥연내통과 물 건너간듯
퇴직연금 개선안은 최운열 의원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자본특위)가 지난 5월 발표했다. 당시 핵심내용 중 하나가 기금형 제도와 디폴트옵션 도입이다.
정부 개정안에는 지난달 13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의무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부터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하고,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퇴직연금 가입자는 전체 가입대상 근로자의 50.2%에 불과하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300인 이하의 중소기업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퇴직연금 제도를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 근로자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이러한 방법으로 전체 근로자 100%가 퇴직연금에 가입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익률 제고(일임형·사전지정운용·기금형) △운용책임 강화 △선택권 강화 등을 적용하기 위해 한정애 김태년 임이자 김동철 의원안 등 국회 계류중인 법안 통과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퇴직연금 개편을 연내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률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올해는 정치권과 적극 협력해 개편 기대감이 높았다"면서 "퇴직연금 본래 취지인 전 국민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국투자증권, Willis Towers Watson] 2019.12.03 bom22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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