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1995년 과자 ‘배배’를 내놨다. 배배는 ‘감칠맛 나게 달콤하다’의 함경도 방언이다. 이름대로 입안에 녹는 부드러운 식감으로 인기를 끌었다. 오리온은 생산시설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2012년 이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오리온은 단종 7년 만에 이 제품을 다시 내놨다. 이어지는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을 받아들였다.
1980~1990년대 인기 있던 과자와 라면이 잇따라 다시 나오고 있다. 뉴트로(복고) 열풍에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지자 식품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리온이 지난 2월 생산시설을 정비해 재출시한 치킨팝도 인기다. 이 제품은 2012년에 나와서 인기를 끌다 공장화재로 단종된 제품이다. 다시 나온 지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넘어섰다. 중량을 옛 제품보다 10% 더 늘리고 편의점 등에서 1000원에 판매하는 등 가성비를 높였다. 롯데제과의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꼽히는 ‘꼬깔콘’은 지난 4월 달콤한 맛을 입힌 ‘분홍 꼬깔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20여 년 전 인기를 끌었던 ‘꼬깔콘Ⅲ’의 복고 제품이다.
라면 시장에도 복고 바람은 불고 있다. 농심은 1991년 단종된 해피라면을 다시 내놨다. 1982년 나온 이 제품은 당시 진한 소고기국물 맛과 인상적인 제품 이름, 나팔 부는 아기 천사 캐릭터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이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으며 사라졌다.
음료수 가운데는 1995년 나왔던 웅진식품의 ‘가을대추’가 소비자들의 요구로 다시 판매대에 올랐다. 국산 대추와 생강을 우려낸 건강음료로 인기가 높았던 제품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이달 초부터 판매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해태제과의 ‘토마토마’도 되살려 냈다. 얼음 알갱이와 토마토를 섞은 슬러시 아이스크림이다. 2005년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170억원을 돌파한 제품이지만 1년 만에 단종됐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모험 대신 과거 인기 상품을 찾기 시작한 것도 재출시 제품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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