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국채시장이 강한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2.0% 선을 뚫고 내릴 움직임을 보이는 한편 3개월물 수익률과 이른바 일드커브 역전이 날로 깊어지는 양상이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한편 IT 냉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 데 따른 결과로, 최근 국채 수익률 하락은 주식시장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커다란 부담으로 꼽힌다.
29일(현지시각) 장 초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bp(1bp=0.01%포인트) 하락하며 2.219%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수익률은 20개월래 최저치로 후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0년물 수익률이 2.0% 아래로 떨어지는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무역 마찰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수익률이 2016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1% 선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드커브 역전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3개월물 수익률이 2.36%에 거래, 10년물을 크게 뚫고 올랐고 월가의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침체 신호라는 해석이 번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미 국채 선물은 내년 말까지 연방준비제도(Fed)가 세 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 독일 10년물 수익률이 마이너스 0.18%까지 내리며 2016년 저점에 바짝 근접했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10년물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밀렸다. 같은 만기의 호주와 뉴질랜드 국채 수익률도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
브레이크 없는 금리 하락은 위험자산 시장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의 경기 하강 신호에 시선을 고정하는 한편 위험자산을 매도, 주식부터 유가까지 관련 시장이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수 개월 전 20%에서 최근 25%로 높여 잡았고, 모간 스탠리도 보고서를 내고 침체 리스크가 현실적인 문제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앤테레스 캐피탈의 타노 펠로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과 경제 지표 악화, 여기에 주저앉은 인플레이션이 맞물려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 10년물 수익률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TD증권의 웬 루 채권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마침내 무역전쟁의 장기화 조짐을 인식했다”며 위험자산의 매도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시장 전문가들이 실물경기의 한파를 확실시하고 있다”며 “지표 둔화가 지속될 여지가 높고,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 재개가 준비되지 않았고, 새로운 관세 도입을 강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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