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여신금융협회장으로 관료출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따.(사진=한경닷컴)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숏리스트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조가 관료 출신 인사를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관료 출신이 여신협회장이 되면 협회를 금융당국의 2중대로 만들 위험이 높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28일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으로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위원장은 "지금의 카드산업 위기는 정부의 정책실패에 기인했기에 오히려 금융당국에 맞설 수 있는 인사가 협회장으로 선출돼야 한다"며 "협회를 망쳐온 관료출신들에게 또 다시 협회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카드업계 종사자들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금융당국과 이런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관료들이 이제와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협회장 선거에 나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차기 협회장은 카드수수료 관련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입법기관과 유관 행정기관을 설득해야 한다"며 "또한 캐피탈업계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 역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기 여신협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는 오는 6월 7일 실시된다.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와 경쟁 심화로 업계가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진행되는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4일 제12대 여신금융협회장 후보 지원 접수 마감 결과 역대 가장 많은 총 10명의 후보자가 입후보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 출신으로는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 최규연 전 저축은행중앙회장,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기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도전한다.
민간 출신으로는 정수진·정해붕 전 하나카드 사장, 고태순 전 NH통협캐피탈 사장,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 임유 전 여신협회 상무, 이명식 신용카드학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관료 출신이 차기 협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당국에 맞서 카드 수수료 정책 등에 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민간 출신보다 관료 출신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 수수료 인하 당시 금융당국에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차기 회장은 관료 출신이 맡아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관료 출신은 당국에 업계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대한 전문성 없이 인맥으로 낙하산을 타려는 인사는 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해당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오는 30일 1차 회의를 열고 3명 이내로 숏리스트를 확정한다. 이후 6월 초 면접심사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지명하고 찬반 투표를 거쳐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김덕수 현 회장의 임기는 내달 15일까지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시작일로부터 3년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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