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건설주들이 남북경협 모멘텀(상승 동력)의 소멸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는 해외 수주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경협주 중에서도 수주와 실적개선 기대감이 살아있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의 저가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4일 오후 2시5분 현재 현대건설은 전날보다 2300원(3.85%) 하락한 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광토건도 5.48% 하락 중이며 일성건설도 2.77% 내리고 있다. 이들은 남북경협 관련 수혜 건설주로 거론된 종목들이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에서 '하노이 선언'이 무산되면서 기대감이 꺾인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회담은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대북제재 완화와 비핵화 수위 조절 관련 양국의 이견이 컸던 탓이다.
남북경협 모멘텀이 사실상 소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경협 대장주로 꼽히던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템은 눈높이가 낮아졌다. 이날 대신증권은 현대로템의 목표주가를 2만75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현대엘리베이터 목표주가는 12만5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는 대북 7대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의 지분 70% 보유로, 대북 대장주 역할을 해왔다"며 "그간 본업보다 대북 이슈가 부각돼 왔던 만큼 큰 이벤트 완료 및 성과 부진으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주도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제재완화 합의를 전제로 남북경협을 본격화하려는 계획을 세워놨지만,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계획 실행이 어렵게 됐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빠른 시일에 3차 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제재완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경협 모멘텀은 소멸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건설업종에 대한 시선을 남북 경협에서 해외수주·인프라 투자 확대로 옮겨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HDC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금호산업 맥쿼리인프라를 추천했다.
라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2월말 기준 대형사 중 제일 많은 주택공급이 진행됐고, 하반기 LNG액화플랜트 수주 및 매각 모멘텀이 대기하고 있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은 순수 해외 EPC(설계·조달·시공 일괄수주)로 건설업종 내 상대적 매력도가 부각될 전망이고, 금호산업은 정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공항 및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에 대한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남북경협 관련 종목 중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하고, 수주와 실적 등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들은 낙폭과대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현 정부 대북정책의 경제적 목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로, 부동산 정책에서는 박근혜식 '신도시 축소-구도심 정비'를 벗어나 '신도시 확대-구도심 존치'로 대표된다"며 "이런 정책변화에 있어 국내 대형사 중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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