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대표 주자였던 한샘이 시가총액 1조 원 선이 무너지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20년 사모펀드 IMM PE에 인수된 이후 ▲실적 부진 ▲사업 경쟁력 약화 ▲무리한 배당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때 2조8000억 원에 달했던 한샘의 몸값은 현재 8000억 원대로 급락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과거 ’국민 가구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기준 시가총액은 8000억 원대로, IMM PE 인수 당시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가 역시 당시 10만 원대에서 현재 3만 원대 중반으로 70% 가까이 폭락했다.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한샘의 영업이익률은 1%대에 머물며 질적, 양적 성장 모두 정체된 상황이다.
B2B(건설 특판), B2C(소비자 리모델링), 가구 등 3대 사업 부문 모두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2B 부문은 건설 경기 침체로 매출이 5000억 원 아래로 떨어졌으며, 리모델링 사업은 2021년 7000억 원에서 지난해 4000억 원대로 40% 감소했다.
가구 시장에서는 현대리바트, ’오늘의집’ 등 디지털 경쟁사에 밀려 점유율을 잃고 있다.
IMM PE 인수 후 이어진 대규모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 역시 내부 분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배당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IMM PE는 한샘 인수 당시 1조5000억 원 중 1조1000억 원가량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이후 한샘은 매년 10%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하며 수익을 모기업의 이자 상환에 사용했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사옥 매각을 통해 1700억 원을 현금화하고, 그중 1400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샘이 사실상 ’알짜 배당 머신’으로 이용당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지난 3년간 한샘의 배당금 총액은 2300억 원에 달한다.
한샘은 지속 가능성과 브랜드 가치 훼손이 심각한 수준으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증권가 역시 부동산 경기 회복 없이는 B2B 부문의 반등이 어렵고, B2C 사업 또한 혁신 없이는 의미 있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샘은 현재 브랜드 가치, 사업 경쟁력, 수익성 모두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한샘이 재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배당 정책보다 소비자 중심의 장기적인 전략, 디지털 전환과 제품 혁신, 진정성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