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지난 9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평균 0.8%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1.4%와 비교해 절반가량 낮아진 수치다.
IB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NYSE:BAC)(BOA)는 기존 1.5%에서 0.8%로, 골드만삭스는 1.5%에서 0.7%로, 씨티는 1.2%에서 0.6%로, JP모건은 0.9%에서 0.5%로, HSBC는 1.4%에서 0.7%로, 바클리는 1.4%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1.5%→1.10%)와 UBS(1.9→1%1%)를 제외하고 대다수 IB들 사이에서 0%대 성장률 전망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앞서 시장에서는 지난 2월 JP모건이 국내 성장률 전망을 0.9%로 하향 조정한 것을 두고 지나친 우려라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대부분의 IB들이 0.9%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한 것이다.
대다수의 기관이 국내 성장률을 내려잡는 배경에는 예상보다 길어지는 내수부진과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 등이 거론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의 특성상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해봐도 국내 성장률은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주요국들이 미국발 관세 정책의 영향을 동일하게 받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내수 부진 장기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산불 확산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1일 한국은행과 OECD 등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5%로, OECD 회원국과 중국 등 현재까지 성장률을 발표한 주요국가 19곳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 2.0%까지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씨티는 보고서를 통해 “국가별 관세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기본 상호관세 10% 및 품목별 관세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연간 수출 및 수입은 모두 전년과 비교해 2~4% 감소할 것”이라며 “관세 영향으로 성장과 물가 모두 하방 위험이 커질 것이며, 한은은 현재 2.75%인 기준금리를 내년 2분기까지 1.5%로 인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2.0% 까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며 “반도체 수출이 견고한 AI 수요에 힘입어 긍정적 흐름을 지속하고 관세 불확실성이 수요를 앞당기는 효과를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함께 다음달 새 정부 출범 이후 하반기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이 맞물리면서 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경 효과가 예상보다 미흡하거나 트럼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0%대 경제성장률도 나타날 수 있다”며 “국내 경제 성장에서 하방 리스크가 더 큰 상황이기에 이를 완충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적극적 부양 조치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