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그룹 매출을 2023년까지 22조원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 1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알짜 자산으로 꼽혀온 서울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6642㎡)도 연내 매각하기로 했다.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에 대응해 기관투자가와 소액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진그룹 비전 2023’을 13일 발표했다. 한진은 항공 운송(대한항공)과 종합물류(한진), 호텔레저사업(칼호텔네트워크)에 집중해 16조5000억원 수준(2018년 기준)인 그룹 매출을 22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6.1%에서 10%로 높이겠다고 했다.
한진은 경영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 친화 경영 방침도 발표했다. 한진칼은 배당 성향을 확대키로 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요 상장사와 공동으로 한진그룹 기업설명회(IR)도 정기적으로 열 방침이다.
사업구조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호텔 등 복합문화단지 개발을 추진했던 서울 송현동 부지는 연내에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 가격은 5000억원을 웃돌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한 고급 휴양 시설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사업이 중복된 그룹 계열사 간 합병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도 나선다. 한진칼은 사외이사를 현재 3인에서 4인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한다. 상법 규정에 따라 이사회 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한다. 추천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꾸린다.
경영 투명성도 강화한다. 한진칼과 (주)한진에 관련 법에 따라 감사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한진칼은 감사위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3명의 감사위 위원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할 예정이다.
한진칼은 이외에도 회계 조직과 별개로 내부회계관리를 운영하는 조직과 이를 감독하는 조직을 각각 설치한다.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도 마련한다. 과반수가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내부거래위는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거래시 법률 위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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