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전기차(EV)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파워 반도체 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 (ETR:IFXGn)와 같은 유럽 대기업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으며,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투자 계획을 연기했다. 이러한 변화는 생산 능력이 과잉된 상황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파워 반도체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데 필수적인 부품으로, 전기차와 가전제품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분야는 인공지능(AI)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성장 영역으로 주목받아 왔으며, 특히 일본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이다.
그러나 최근 EV 시장의 확대 전망이 흐려지면서 세계 주요 기업들은 증산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1400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추가로 1400명의 배치를 조정할 예정이다. 미국의 온세미컨덕터(ON) 역시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원 정리를 계획 중이며, 스위스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조기 퇴직자 모집 방침을 밝혔다.
일본에서는 르네사스가 2024년 하반기에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최대 수백 명 규모의 인원 감축을 추진한다. 또한, 야마나시현 고후 공장에서 예정된 파워 반도체 양산 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
구조조정은 부품 및 재료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울프스피드는 직원 2할에 해당하는 약 10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산켄 전기는 파워 반도체 조립 복합 부품 생산 개시를 연기하며, 스미토모 전기공업은 신공장 건설 및 설비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EV 시장 성장 둔화는 각사의 재고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미국, 유럽 대기업들의 평균 재고 회전 일수는 지난해 대비 증가하여 99일에 달했다.
한편, 중국 제조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비야디(BYD)는 올해 초부터 EV용 파워 반도체 공장을 가동했으며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캔세미는 고성능 제품 양산에 착수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장치 수출 규제를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효과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 기업들은 기술력에서 앞서 있지만 규모와 자금력 측면에서 유럽 경쟁사들에 뒤처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공동 설비투자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도시바와 롬 등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