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29일 오후 4시20분
CJ그룹이 소비자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CJ푸드빌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매년 적자를 내 지주회사인 CJ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CJ그룹이 CJ푸드빌을 매각하고, 식품사업 역량을 CJ제일제당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CJ푸드빌은 CJ그룹이 1994년 일본 외식 브랜드 스카이락을 들여온 것이 시초다. 이후 6년 만인 2000년 스카이락이 흑자를 내자 CJ그룹은 외식사업부를 분사해 CJ푸드빌로 독립시켰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빕스, 더플레이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빕스버거, CJ푸드월드, N서울타워, 부산타워, 엔그릴, 주스솔루션, 비비고 등 10여 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스타벅스에 이어 국내 2위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사진)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CJ푸드빌은 2016년 1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빼면 2011년부터 매년 153억~552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수백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2016년 부채 비율이 8128%까지 치솟았다. CJ푸드빌의 적자는 지분 96.02%를 보유한 CJ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CJ푸드빌은 중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외형을 키웠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과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인상, 프랜차이즈 규제 강화 등 사업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점도 CJ푸드빌을 매각하는 이유로 꼽힌다.
흑자를 내는 투썸플레이스까지 묶어 매물로 내놓은 건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CJ푸드빌만 내놓으면 인수후보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장 수 1000개를 돌파하며 스타벅스에 이어 국내 2위 커피 프랜차이즈로 올라섰다.
CJ그룹은 지난해 2월 투썸플레이스를 분사하고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지분 40%를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해외 연기금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에 팔았다. CJ그룹은 동반매도권(태그얼롱)을 행사해 앵커PE 등이 보유한 지분을 묶어 팔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CJ그룹이 CJ푸드빌을 정리하면 CJ제일제당이 식품사업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냉동피자업체 슈완스를 2조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말 식품·생물자원·바이오·소재 등 4개 부문을 식품과 바이오로 통폐합했다.
IB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월드 베스트 CJ’ 달성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며 “CJ푸드빌을 팔아 들어온 돈을 CJ가 CJ제일제당에 유상증자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김보라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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