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에 노사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긴 데 이어 어렵게 마련한 잠정 합의안마저 노조 투표에서 부결됐다. 1987년 SK하이닉스 노조 창립 이후 30년 이상 이어져 온 ‘무분규 역사’에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 노조는 28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과반수 찬성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 이 회사 노사의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합원들은 사측이 제시한 1700%(월 기본급 기준) 성과급 규모가 사상 최대 실적에 걸맞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기록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0%(약 2조원)를 직원들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 규모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못지않은 최고 수준인 데다,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하락 국면에 들어선 만큼 그 이상을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실적 발표 직후 올해 설비 투자를 40% 줄이겠다고 밝혔다.
고재연/오상헌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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