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한 11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평균 26.8%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공모주 시장 수요가 확대되며 옥석 가리기가 심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시장에는 총 11개 종목이 신규 상장했다. 이 중 ▲미트박스글로벌 ▲와이즈넛 ▲데이원컴퍼니 ▲아이지넷 ▲LGCNS ▲동방메디컬 등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공모주였던 미트박스 글로벌은 이날 종가 1만370원 기준 공모가(1만9000원) 대비 45.42% 떨어졌다. 데이원컴퍼니(45.77%)와 아이지넷(41.07%)도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가 40% 이상 하락했다.
올해 첫 조단위 대어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LGCNS도 공모가 대비 10.02% 하락했다. 와이즈넛은 10.71%, 동방메디컬은 7.81% 하락했다.
해당 종목들은 대부분 상장 당일에도 종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트박스 글로벌은 공모가 대비 25.26% 하락한 1만42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와이즈넛(36.40%), 데이원컴퍼니(40.00%), 피아이이(12.7%), 아이지넷(44.17%), LGCNS(9.85%), 동방메디컬(7.80%) 모두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했다.
반면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는 아스테라시스(104.13%), 삼양엔씨켐(43.61%), 피아이이(62.8%), 아이에스티이(77.63%)는 상장 당일에도 공모가 대비 상승하며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 바 있다. 특히 현재 유일하게 세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는 아스테라시스의 경우 상장 당일 장 중 최고 112.60% 상승하며 올해 공모주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새내기 주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가 공모주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심화한 영향이라고 풀이한다. 지난해 하반기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국내 정치 혼란과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한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로 대부분의 공모주는 일제히 올해 초로 상장을 연기했다. 지난해 12월 IPO를 진행하려던 ▲삼양엔씨켐 ▲데이원컴퍼니 ▲모티브링크 ▲아이에스티이 등 4개 기업이 일정을 올 1분기로 변경한 게 대표적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새해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현재까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라며 "공모가 수준을 높게 책정하고 상장 이후 주가 약세 흐름이 나타나며 지속해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상장 기업들이 상장 이후 주가가 줄곧 약세를 보였다면 투자할만한 매력적인 가격에 도달했는지 반드시 다시 한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2월과 3월 공모주들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이달 동국생명과학, 모티브링크, 위너스, 엘케이켐이 상장할 예정이다. 3월에는 대진첨단소재, 엠디바이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이 예정돼있다.
특히 오는 3월14일 상장 예정인 서울보증보험은 시가총액 3조원대 대어로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최대어의 등장으로 IPO 시장이 활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나 연구원은 "2월 둘째주에는 다수 기업의 수요예측이, 셋째 주에는 일반 공모청약이 집중돼있다"며 "2월 한 달간 숨 가쁜 IPO 시장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에는 아스테라시스 제외 모든 종목이 공모가 밴드 하단에서 결정됐다"며 "큰 폭으로 주가 하락하며 시초가를 형성했고 이후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 지속됐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 회복이 선행되면 IPO 시장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