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체 해외 주식 중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가 차지했다. 이달 초부터 지난 23일까지 서학 개미는 테슬라를 4억3298만달러(한화 약 6199억원)를 순매수했다. 2위로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NASDAQ:TSLA) 불 2X 셰어스'가 2억7795만달러(약 3980억원)가 팔렸다. 해당 상품은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다.
트럼프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 21일(현지 시각) 사실상 폐지함에 따라 테슬라의 주가가 소폭 내렸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이에 찬성한다.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테슬라는 큰 타격을 받지 않지만 다른 전기차 업체는 타격을 입어 테슬라 독주 체제가 굳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테슬라에 대해 긍정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 전기차 수요는 둔화되며 가격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테슬라는 '모델 2' 출시로 인한 판매량 성장과 규모의 경제 확보로 타 업체 대비 영향이 적을 것이다"며 "AI 기반 자율주행 역량도 확보하고 있어 장기 성장 모멘텀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도 "미국과 유럽 시장의 회복과 함께 사이버트럭의 램프업과 차세대 저가 모델 출시 등 올해 판매 대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자율주행 기반으로 한 부가 서비스의 확산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다음으로는 AI 주도주인 브로드컴, 팔란티어, 엔비디아 (NASDAQ:NVDA) 등이 서학 개미를 끌어들이고 있다. 서학 개미들은 지난 23일 기준 브로드컴, 팔란티어, 엔비디아를 각각 9173만달러(약 1313억원), 8181만달러(1171억원), 7844만달러(1123억원)를 순매수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텍스트, 사진, 비디오를 뛰어넘어 물리적 법칙이 적용된 AI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부각한다"며 "디지털 트윈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기술 경쟁 우위가 지속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빅테크주가 여전히 미국 증시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황금기 도래를 표방하는 트럼프 2기 정책의 핵심 골자가 미국이 가진 것을 보호하고 앞서는 분야에서 지배력을 더욱 높이자는 것임을 고려하면, AI를 비롯한 첨단 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미국 테크 산업의 선전이 트럼프 비전의 근간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테크주의 올해 핵심 관건은 AI 기술 진화와 소프트웨어 단계에서의 매출 기여 여부다"라며 "소프트웨어 AI 버전이 Copilot(코파일럿)에서 Agent(에이전트) 서비스로 진화되면서 기업의 도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연방 정부를 비롯한 공공 섹터에서도 완전히 자동화된 Agent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