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원 오른 1433원에 마감했다. 비상계엄 사태 전 1390원대에서 머물렀던 환율은 계엄 사태 이후 1420원대로 급등했다.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1430원대까지 치솟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탄핵 가결 이후 당분간은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겠지만 향후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이 제시한 향후 원/달러 환율 밴드는 1300~1450선이었다.
메리츠증권은 1300~1450원대를 예상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2016년 박근혜 탄핵 당시의 타임라인을 참고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고점 14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방향성은 상고하저를 전망한다"며 향후 130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1400원대를 예상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헌법적인 절차들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며 제도상의 견제와 균형이 유지된다면 정치적 이슈로 인한 환율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당분간 1430~1450원대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향후 안정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최상단 밴드는 1450원으로 예상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300원대 후반을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정되면 환율도 완화될 것"이라며 "1300원대 후반에서 고착화 될 양상"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분간 '강달러'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는 18일 진행될 미국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에서 결정될 기준금리의 방향과 함께 내년 초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행정부의 정책도 달러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FOMC 회의에서 금리의 흐름이 매파적으로 바뀔 경우 글로벌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무역과 고관세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 갈등과 미·중 갈등 등이 심화한다면 글로벌 경제 불안감이 확대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황 센터장은 "취약한 국내 경기 펀더멘털,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 갈등 심화 등을 감안한다면 미 달러의 추세적 약세 전환이 담보되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쉽사리 내려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환율은 글로벌 경제 성장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 자금이 집중되며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현재 미국 주도로 글로벌 성장 산업인 AI(인공지능)에 자금 흐름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산업에서는 주도국인 미국에 생산성 우위가 나타나고 있고 핵심 생산요소인 인구구조마저 미국이 유리한 상황"이라며 "이는 추세적으로 달러화 상승을 뒷받침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의 환율이 지나치게 강달러가 선반영 됐다는 의견도 있다.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며 달러화 흐름도 안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2025년에도 강달러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환율은 트럼프 취임 전부터 강달러가 선반영 됐다"며 "내년 환율은 상고하저를 전망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