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 미니’. 사진=애플
애플이 스마트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AI(인공지능)로 무장한 가전제품을 내년 선보이면서 스마트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홈팟(Homepod)’을 내년 3분기 이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NASDAQ:AAPL) 전문 분석가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최근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홈팟의 첫 양산 일정은 2024년이었으나 2025년 1분기로 연기됐고, 최근에는 WWDC 2025(2025년 3분기) 이후로 추가적으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홈팟은 2025년 2분기 약 5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면 이 제품의 연간 출하량은 백만대 수준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홈팟은 6~7인치의 디스플레이와 A18 프로세서가 탑재됨과 동시에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의 AI 기능이다.
생산 지연의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새로운 홈OS를 구축해 기존 생태계와 홈팟을 매끄럽게 이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또 애플은 LLM(거대언어모델)으로 완전히 새로워진 ‘시리’를 지원해 언제, 어디서든 홈팟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추정된다.
궈밍치는 “이전에 애플이 2026년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홈팟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홈 IP 카메라를 출시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며 “애플은 이 두 제품을 기존 에코시스템 및 홈키트와 긴밀하게 통합하여 원활한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이폰 매출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 현 시점에서 애플이 다음 먹거리로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는 홈팟에 대해 “앞으로 2년 동안 홈 하드웨어가 애플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음성비서 ‘빅스비(Bixby)’가 적용돼 음성 명령으로 더욱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비스포크 AI 가전’. 사진=삼성전자
애플의 영원한 경쟁사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부 가전에 인공지능 음성비서 ‘빅스비’를 도입해 자연어로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삼성 가전은 ▲한 문장에 여러가지 명령을 담아 말해도 가전제품이 각 의도를 이해할 수 있고 ▲앞의 대화를 기억해 다음 명령까지 연결해 수행할 수 있으며 ▲기기 관련 궁금증과 답변을 말로 묻고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삼성전자는 내년 LLM을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퀄컴 (NASDAQ:QCOM)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빅스비를 통해 말로 편하게 가전을 조작하는 정도이나, 향후 LLM으로 관련 기능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경쟁적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듦에 따라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스마트홈 시장은 초기 기대치에 비해 성장이 더뎠다.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왔으나 많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홈 기기에 실질적인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통일된 표준의 부재로 인해 서로 다른 플랫폼의 기기들 간 연동이 어려웠던 점도 성장이 느렸던 이유로 지목된다.
그러나 애플과 삼성전자가 AI를 도입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새로운 스마트홈 표준인 ‘매터(Matter)’의 등장으로 스마트홈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터는 가전제품 제조사가 달라도 연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스마트홈 연동 표준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홈 기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그 동안 발전이 늦었던 스마트홈 시장에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