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인사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연내 처리 의지를 분명히 한 반면, 재계는 규제 강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일관된 요구가 있었다"며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와 무관하게 상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배주주 중심의 기업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주주와 소액주주의 권리도 보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재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기업의 어려움을 우회하거나 보완할 방안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은 연내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오기형 TF 단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12월 처리를 언급했다"며 "법안소위 공청회 등 필요한 절차는 거치되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4일에는 기업과 소액주주가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도 예정돼 있다.
반면 재계는 2020년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4년 만에 다시 법 개정이 추진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2020년 개정으로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가 상당 부분 도입됐다"며 "4년 만에 추가 개정이 논의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점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박 부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대선 등을 거론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재계는 규제 강화보다 산업 진흥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회장은 "국익 관점에서 규제보다는 적극적인 산업 진흥 정책이 필요하고 우리 경제의 본원적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며 "민주당이 '먹고사는 문제'를 강조하는 만큼 경제계의 고민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승희 삼성전자 (KS:005930)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형희 SK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등 주요 대기업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