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지오센트릭이 미국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인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 이하 퓨어사이클)'과 울산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했다. 당초 연간 6만4000톤(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을 올해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대체 부지를 찾기로 하며 투자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퓨어사이클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보고서'에서 "SK지오센트릭과 합작 투자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5년 설립된 퓨어사이클은 폐플라스틱에서 오염 물질과 냄새, 색을 제거한 초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Ultra Pure Recycled PP)을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피앤지(P&G)와 로레알(L’Oreal) 등 글로벌 생활용품 회사로부터 선판매 계약을 따내며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했다.
SK지오센트릭은 친환경 화학 기업을 지향하며 퓨어사이클에 68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협력을 추진했다. 지난 2021년 8월 아시아 지역에서 폴리프로필렌(PP) 재활용 사업에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듬해 초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해 공장 설립을 구체화했다. 연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연간 6만4000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착공하고 2024년 말까지 짓는다는 계획이었으나 무산됐다. 양사는 기술적인 복잡성으로 울산에서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울산 합작공장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양사 협력이 이대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퓨어사이클은 "한국에서 대체 위치를 찾고자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며 여지를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