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강도 높은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불황과 소비 위축이 겹쳐 그룹 내 실적 부진을 겪는 계열사들이 줄을 잇자 2018년 이후 6년 만에 비상 경영까지 선포했다.
롯데칠성은 롯데 유통군에서 롯데웰푸드와 함께 좋은 성적을 낸 곳 중 하나다. 다만 매출은 증가하는데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쳐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롯데칠성은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며 '4조 클럽'에 성큼 다가섰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72억원으로 41.4% 감소했다. 롯데칠성의 최근 상반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788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이다.
1994년 롯데칠성음료 판촉부에 입사해 2020년 말 롯데칠성 수장에 오른 박 대표는 2017년부터 4년째 이어지던 주류 부문 적자를 취임 1년여 만에 흑자 전환한 주인공이다. 물류 효율화, '제로베이스드 버젯팅'(ZBB) 등 내실 다지기에 힘쓰는 한편 마케팅 전문가답게 제품 프로모션에도 공을 들였다.
2022년 9월 출시한 새로가 인기를 끌면서 주류부문 실적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며 해외부문과 함께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원재료비 부담·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뚝'
역대급 실적을 경신해온 지난해와 올해만 살펴보더라도 롯데칠성의 분기별 매출은▲2023년 1분기 6798억원(전년 동기 대비 +8.5%) ▲2분기 7962억원(+4.5%) ▲3분기 8304억원(+5.9%) ▲4분기 9184억원(+37.3%) ▲2024년 1분기 9369억원(+37.8%) ▲2분기 1조993억원(+38.1%)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영업이익을 들여다보면 수치가 달라진다. 6개 분기 가운데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역신장했다. ▲2023년 1분기 593억원(전년 동기 대비 -0.7%) ▲2분기 592억원(-7.2%) ▲3분기 843억원(+12.3%) ▲4분기80억원(-67.3%) ▲2024년 1분기 424억원(-28.5%) ▲2분기602억원(+1.8%) 등이다.
업계에서는 '새로'로 재미를 본 뒤 '크러시' 마케팅에 과도한 판관비를 쏟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업이익이 급격히 하락한 시기와 크러시 마케팅 주력 시기가 맞아떨어져서다.
롯데칠성은 2023년 11월 초 크러시를 출시하고 같은달에 모델로 에스파 카리나를 발탁했다. 이후 공격적인 캠페인을 펼치며 맥주 시장을 공략했고 프로모션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시장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치자 하반기 실적을 기대했으나 3분기 전망치도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롯데칠성 연결기준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187억원, 882억원으로 추정됐다. 시장 전망치인 매출 1조 370억원, 영업이익 960억원을 하회한 수치다.
롯데칠성 3분기 실적 발표는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