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사정이 전년보다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미래 복지 수요 급증에 따른 위기에 대비해야 합니다.”(지난 9월 제주특별자치도 재정관리 보고서)
제주특별자치도는 2016년부터 자치도 특성과 수요에 맞춘 ‘종합 재정진단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맞춤형 재무정보와 각종 지표를 시의성 있게 생산해야 한다는 지자체 의지가 ‘지자체 최초의 재정관리 조례 제정’으로 이어졌다.
재무정보 품질을 높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제주도는 ‘제1회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광역자치단체 부문 대상에 올랐다. ‘재정관리 보고서’ 형태로 일반에 공개하는 고유 진단 모델은 예산 편성과 중기재정 계획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3년에 걸친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이 모델의 제도화를 이끌어냈다. 형식적인 진단을 멈추고 현실적인 재정계획을 수립하자는 도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효과적인 재정관리에 힘입어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재원의 비중’을 뜻하는 재정자주도는 당초 예산 기준 2015년 68.6%에서 올해 74.8%로 높아졌다.
전문 회계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도는 공무원 대부분이 2년 이상 회계정보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전문 강사를 초빙해 최근 1년간 세 차례 교육하는 등 회계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도 돋보였다.
독립성을 갖춘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감사위 내부에 개방형 직위를 신설해 민간 전문가를 다수 임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복식부기 전문관과 회계 전문관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자치단체장의 관심이 높았다. 2014년부터 제주도를 이끌고 있는 원희룡 지사(사진)는 재무정보 활용과 공개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한 평가위원은 “자치단체장의 관심이 그 어느 곳보다 높고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도민의 알 권리 보장과 의견 청취에도 적극 나섰다. 다양한 재무정보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투명한 재정관리와 집행을 통해 신뢰성을 제고하려고 힘쓰고 있다”며 “도민들이 더욱 쉽게 재정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끊임없이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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