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2월10일 (로이터) - 뉴욕증시 3대 지수가 7일(현지시간) 2%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기술 및 인터넷 분야의 대형 종목들이 큰 폭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매도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미국 국채수익률 역전 가능성 등을 둘러싼 우려가 뉴욕증시를 압박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58.72p(2.24%) 하락한 2만4388.9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2.87p(2.33%) 내린 2633.08을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19.01p(3.05%) 하락한 6969.25를 기록했다.
일주일 동안 다우지수는 4.5%, S&P500지수는 4.6%, 나스닥지수는 4.9% 내렸다. 3대 지수 모두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S&P500 11개 업종 중 10개 업종이 하락했다. 기술, 산업, 헬스케어, 에너지섹터가 각각 3.53%, 2.62%, 2.51%, 0.64% 내렸다.
이날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를 둘러싼 우려는 다시 커졌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90일 협상기간 동안 합의에 도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관세인상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영향이다.
지난 6일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휴전에 합의한 이후 증시는 한 주 내내 큰 변동폭을 보여왔다. 증시에 드리운 무역전쟁의 먹구름이 걷힐 조짐이 나타나는지 주목했던 투자자들이 일희일비한 영향이다.
무역 이슈와 함께,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 수익률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기조에 주목하고 있다.
베어드의 윌리 델위치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구제를 기다리는 상황에 다다랐다. 연준에서든 무역 이슈에서든 실제로 시장에 필요한 것은 (연준이든, 미중 무역이슈에서든) 항복이다"라며 "시장의 바닥은 불안감이 극에 달할 때 형성된다. 한 쪽이 항복 선언을 내놓았다는 것은 그 불안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날 S&P500지수에서는 50일이동평균이 200일이동평균 아래로 주저앉는 '데스 크로스'(death cross)가 발생했다. 데스 크로스는 단기적 약세 신호를 내포하는 현상이다.
앞서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고용과 임금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1월 중 미국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15만5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20만명 증가를 크게 하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노동부의 발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S&P500지수에서는 기술 및 헬스케어섹터가 두드러진 하락세를 나타냈다. 에너지섹터도 약세를 보였지만, 유가 상승 덕에 낙폭이 제한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OPEC+)은 전일부터 이틀간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은 일평균 총 12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그 영향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12달러(2.18%) 오른 배럴당 52.61달러를, 브렌트유는 1.61달러(2.68%) 상승한 배럴당 61.67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상장 첫날을 맞은 바이오테크업체 모더나는 19.13% 내렸다. 모더나는 기업공개(IPO)로 시장의 관심을 끈 바 있다.
(편집 박해원 기자)